원숭이두창 증상. [영국 보건안전청(UKH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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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에 감염돼도 진단을 못 하고 지나칠 수 있어 “병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런던의 첼시&웨스트민스터 병원 등 여러 기관의 연구진은 현지 시각으로 1일, 감염병 분야 학술지인 랜싯 감염병 저널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 “원숭이두창 정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과는 증상이 다르고 헤르페스나 매독과 같은 일반 성병과 비슷해서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5월 14일부터 25일 사이 런던의 성 건강 관련 병원에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해서 54명 감염을 확인했다.
이들은 당시 영국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의 60%에 달하며 모두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다. 평균 나이는 41세다.
이 중 67%는 피로감을 호소했고 57%는 열이 있었다. 전원이 피부병변을 갖고 있었고 94%는 병변이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있었다.
9%는 병원에 통증이나 국소적 봉와직염으로 입원이 필요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25%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상태였고 25%는 다른 성병이 있었다.
이와 달리 예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에서는 거의 전원이 열이 났고 얼굴, 목, 팔다리 등에 피부 병변이 더 많았다.
연구진은 “지금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6분의 1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버풀열대의대 휴 아들러 교수는 AFP 인터뷰에서 “지금 원숭이두창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를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연구를 보면 대규모 유전적 변화는 없었다”고 하면서 ‘원숭이두창의 정의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아들러 교수는 “과거 아프리카 등에서 퍼졌을 때는 감염된 동물이나 환자를 만졌기 때문에 손에 병변이 많이 나왔고 지금은 성관계를 통해 퍼지고 있어서 성기 주변에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이 다른 증상은 없어도 피부에 새로운 발진이 생기면 바로 원숭이두창 검사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선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원숭이두창 1125건 확인됐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원숭이두창 감염이 계속되고 있으며 감염자 대부분이 동성애자, 양성애자,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이라며 해당 집단에 주의를 촉구했다.
UKHSA는 “원숭이두창 발진이 있는 사람이 쓰던 옷, 이불, 수건을 만지거나 원숭이두창 물집이나 딱지를 만지는 경우,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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