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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앨버니지 뜨거운 포옹… "호주 잠수함 논란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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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엘리제궁 앞에서 ‘화해’ 뜻으로 꼭 끌어안아

佛 마크롱 "과거 중요치 않아…미래에 관해 얘기"

호주 앨버니지 "佛은 중요한 나라… 신뢰가 핵심"

세계일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등을 보인 이)가 엘리제궁 앞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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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미국·영국·호주 3국의 ‘오커스’(AUKUS) 동맹 출범 후 지속된 프랑스와 호주의 불편한 관계가 말끔히 해소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과거는 중요치 않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프랑스는 우리한테 중요한 나라”라고 각각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찾아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사람 다 지난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라 여독이 덜 풀렸지만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취임 후 프랑스와의 관계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앨버니지 총리가 스페인에 가는 김에 이웃 프랑스도 꼭 방문하고 싶다며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엘리제궁 앞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앨버니지 총리는 활짝 웃으며 뜨거운 포옹을 시도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활짝 웃으며 포옹으로 환대했다.

두 정상은 취재진과 문답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오커스 출범으로 불거진 극심한 갈등은 씻은 듯 사라진 모습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가 사과해야 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앨버니지 총리)는 책임이 없다”며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앨버니지 총리 역시 “호주 입장에서 프랑스와의 관계는 아주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신뢰, 존경, 그리고 정직이 특히 중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내가 호주·프랑스 관계에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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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크롱 대통령, 앨버니지 총리, 그의 연인 조디 헤이던 여사,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파리=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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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발언은 결국 오커스 출범에 따른 양국 관계 훼손의 모든 책임을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한테 떠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호주는 미·영과 함께 오커스를 결성한다고 발표했는데, 오커스의 핵심은 미·영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침 프랑스 방산업체로부터 재래식 디젤 잠수함 12척을 구입할 예정이었던 호주는 “핵추진 잠수함이 생기게 됐으니 이제 디젤 잠수함은 필요없다”며 계약을 파기해 버렸다. 당장 560억유로(약 77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허망하게 날아간 프랑스는 격분했다. “동맹의 뒤통수를 쳤다”며 호주에 주재하던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특히 모리슨 당시 총리를 겨냥해 “거짓말쟁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모리슨 내각은 “프랑스 측에 사전에 알렸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앨버니지 현 총리는 당시만 해도 야당이던 노동당 지도자였다. 호주 야권은 “모리슨 내각이 서툴고 투명하지 못한 외교로 동맹국의 신뢰를 잃고 국제사회에서 호주의 평판을 떨어뜨렸다”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결국 올해 5월 총선에서 모리슨 내각을 지탱하던 연립여당은 참패하고 노동당이 승리하면서 앨버니지 내각이 탄생했다.

정권교체 직후 앨버니지 총리는 프랑스와의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두 나라는 최근 호주가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5억5500만유로(약 7478억원)를 프랑스 측에 지급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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