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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7개월간 메타버스 모여 회의하니, 줌회의보다 낫더라…왜? [스물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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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디지털재단이 조성한 `메타피스`활용 회의 장면 [사진 = 서울디지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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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피스'(서울디지털재단 메타버스 오피스 시스템)를 도입한 이후 평소 왕복 2~3시간이 걸리던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체력낭비가 줄어드니 그 시간을 업무에 투자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메타버스 회의를 도입하는 조직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디지털재단이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회의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 회의공간만 마련한 '무늬만 메타버스'는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전자화된 문서를 열어볼 수 있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모바일 식권으로 음식도 사먹을 수 있다.

재단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던 지난 2021년 11월 '메타피스(METAFFICE)'라는 이름으로 메타버스 사무실 가상공간을 마련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지만 2030직원이 많은 조직 특성상 꼭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재택근무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보자는 취지였다.

'메타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업무 성격에 맞는 온라인 공간 조성이다. 재단 내부직원들 간의 회의가 이뤄질 때는 'ㅁ'자로 빙 둘러진 책상에 앉아 의견을 교환한다. 연사가 나와서 발언을 하고 설명을 진행하는 자문위원단 정기총회와 같은 행사를 진행할 때는 'ㄴ'자 형태로 자리를 배치한 메타버스 회의 공간을 구성한다. 정기이사회처럼 헤드테이블이 있고 참석자들이 마주앉는 구성에서는 'ㄷ'자로 자리를 새로 배치한다. 가상공간에도 회의 성격에 맞는 공간들을 따로 조성하면서 회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기획인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유채란 주임은 "기존에는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회사에 왔는지, 회의 장소는 거리상 중간 지점인지 등을 고려해야 했던 만큼 회의 준비 자체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공간 제약 없이 회의가 이뤄지는 만큼 불필요한 사전작업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많은 기업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회의도 많이 도입했지만, 재단의 2030 직원들은 메타버스 회의에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 메타버스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이승하 팀장은 "줌 회의의 경우 상시적으로 카메라를 켜놔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메타버스 회의는 카메라를 켜지 않아도 아바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특히 '메타피스'에서는 아바타들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카메라와 마이크가 활성화되는 시스템도 구축해 실제 회의와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페이퍼리스' 업무 시스템도 2030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 회의를 도입한 일부 회사들의 경우 전자화 되지 않는 문서자료들을 열람하기 위해서 회사에 출근해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재단은 이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PC와 스마트폰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모바일 그룹웨어를 조성했고, 또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문서 결재도 가능하도록 했다. 불가피하게 직접 모여서 회의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태블릿 PC와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회의에 바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메타피스와 '페이퍼리스'로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모바일 식권 제도를 도입해 맞춤형 복지도 갖췄다. 직원들은 야근 식대를 사용할 경우 모바일 어플을 통해서 식당에서 음식을 결제할 수 있다. 종이 장부와 달리 사용일자와 금액, 대상 등이 모바일 시스템에 투명하게 입력되는 만큼 식대 관리도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재단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메타버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간 조성 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조직문화, 소통의 개념을 다시 인식하는 변화도 필요하다"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책임감 있게 일하는 조직문화와 소통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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