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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메타버스 시대’ 기틀 짜는 메타… 개방형 표준 확립, 연구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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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옛 페이스북)가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 주역을 맡기 위한 판 짜기에 돌입했다. 표준을 확립하고 기업 간 플랫폼 호환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체를 발족한 데 이어 각국의 연구진을 모아 미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메타는 지난달 29일 서울대와 메타버스 정책 관련 연구를 주도할 ‘XR허브 코리아’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메타가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조성한 ‘리서치 펀드’를 통해 윤리적 기술 연구 진행에 필요한 지원금을 제공받은 바 있다. 메타 측은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각종 정책적 과제 등을 집중 연구하는 기관으로 XR허브 코리아를 성장시킬 계획이다”라며 “더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혼합현실(XR)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XR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마련하는 한편, 개발자·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모전 등을 열어 국내 인재 양성과 콘텐츠 개발 및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고 했다.

메타는 지난달 21일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화웨이 등과 함께 ‘메타버스 표준 포럼’을 발족하기도 했다. 포럼은 상호 운용성 부족을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의 걸림돌로 보고, 표준 정의 및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완성된 표준은 모든 기업과 개인에 개방한다. 포럼은 나아가 용어도 통일할 예정이다. 현재 기업들은 메타버스의 개념을 저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있으며, 소비자 역시 기존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즉, 누구든 하나의 아바타로 여러 메타버스를 오가며 가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포럼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 선두에 메타가 있는 것이다.

조선비즈

'메타버스 표준 포럼' 주요 회원사 목록 일부. /메타버스 표준 포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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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일찍부터 XR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27억달러(약 3조4954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메타가 현재 애플, MS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과의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이유다.

메타가 지난 2020년 10월에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지난해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PC나 스마트폰 출하량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지만 업계에선 고무적인 수치란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던 아이폰 3세대가 출시된 지난 2008년, 애플의 아이폰 전체 판매량은 1163만대였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이를 기준 삼아 지난 2019년, “VR 플랫폼이 개발자들에게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1000만 이용자를 넘는 게 관건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후 지난해 사명을 바꾸며 메타버스 시장 선점 의지를 재확인했다.

메타의 이런 열정은 메타버스 기술이 가진 잠재력에서 나온다. 매킨지는 최근 ‘메타버스의 가치 창출’ 보고서를 발표하고 메타버스 시장이 2030년 최대 5조달러(약 6473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킨지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각종 기업, 벤처캐피털, 사모 투자사들이 메타버스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달러(약 155조424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액 570억달러(약 73조7808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전 세계 XR 산업 투자 규모도 최근 3년새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딜로이트그룹이 지난달 22일 발간한 ‘글로벌 메타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관련 투자 규모는 연평균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에만 34억달러(약 4조4010억원)를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메타의 메타버스 관련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는 29억6000만달러(약 3조832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메타는 계속해서 매분기 수억달러를 XR 기기 개발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얼마간 발생하는 적자는 현실감 있는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치러야 할 희생으로 보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2일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에서의 경험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텍스트, 사진이나 동영상보다 더 몰입감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10년간 메타의 큰 주제가 될 것이다”라며 “2020년대 후반에는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수백 달러를 지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타가 대규모 장기 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회사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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