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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뱀섬’ 내주고 분했나… 러軍, 오데사 아파트 쑥대밭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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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포함해 최소 18명 사망”

조선일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오데사 한 건물.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트위터


러시아군이 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아파트 등 주거 건물을 겨냥한 것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8명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오전 1시쯤 오데사항에서 서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세르히우카 마을의 9층짜리 아파트와 리조트 건물에 KH-22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며 “폭격당한 건물에는 민간인 152명이 살고 있었으며 현재 구조된 인원은 40여명”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비롯한 18명이 사망했고 3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 6명과 임신부 1명이 포함됐다. 현장에서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다수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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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오데사 건물.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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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미사일은 흑해 상공을 날던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데사는 흑해에 접한 항구도시로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 거점이자 전략적 핵심 지역 중 한 곳이다. 러시아군은 앞서서도 꾸준히 이곳에 대한 공습을 가해왔다. 지난 4월 23일에는 주택가에 미사일을 발사해 생후 3개월 된 영아를 포함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낳았고, 5월 9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해 호텔 2곳과 쇼핑몰을 폭격했다.

이날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흑해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즈미니섬) 탈환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앞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뱀섬에 더 이상 러시아군은 없다. 우리 무장군이 큰일을 했다”고 알렸다. 뱀섬은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 떨어진 흑해의 북서부에 있는 바위섬으로, 오데사 항구는 물론 루마니아와도 가까워 해상 무역 통제권과 군사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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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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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유로 러시아의 이번 오데사 공격이 뱀섬 철수에 대한 분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전날 자국군이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인도적 차원의 자진 철수임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늘 호의 표시로 러시아군이 뱀섬에서 임무를 마치고 주둔군을 철수시켰다”며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는 인도주의적 방안을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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