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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초 3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공존·질 높은 교육’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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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3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22년도 상반기 일반직공무원 퇴임식 및 모범공무원 포상 전수식'에서 정부포상 전수 후 인사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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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최초로 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경신고 방문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당초 조 교육감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서울 지역에 내린 폭우로 경신고 통학로에 싱크홀이 발생하고 운동장 배수로 인근 주택에 피해가 발생하자 현충원 참배를 취소했다.

이후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공존 교육, 더 질 높은 서울교육을 위한 힘찬 발걸음’이란 주제로 온라인 취임식을 열었다.

조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더 질 높은 서울교육, 다양성이 존중되는 공존의 교육을 통한 공존의 사회”를 내걸고 △불평등과 불공정 극복 △기초학력 보장 △학교 안·밖 통합적 교육 지원시스템 마련 △질 높은 공교육 △AI 기반 맞춤형 교육 △공존의 교육 △교육 공공성 강화 등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경험으로 교육 불평등에 맞서겠다”며 “그 시작은 기초학력, 기본학력을 보장하고 학습 중간층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질 높은 수업’, ‘더 질 높은 돌봄’, ‘더 질 높은 방과후학교’, ‘더 질 높은 급식’ 등을 실현하며 서울교육이 학생들의 지덕체,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종합적인 대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서울교육공동체와 서울 시민의 소망과 열망을 실현해야 하는 교육적 소명과 책무가 저에게 있다. 어깨가 무겁지만, 저의 마지막 임기에 오직 학생, 오직 교육만을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모든 땀과 눈물, 열정을 교육에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교육의 새로운 여정에 서울교육공동체를 비롯해 모든 시민이 다시 한번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2014년 서울시교육감에 취임한 조 교육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3선 연임에 성공했다. 2008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서울시교육감이 3선에 성공한 것은 조 교육감이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당선 소감으로 “3선 피로도가 있을 법도 한데 서울시민과 학부모님들이 저의 지난 8년 혁신교육과 혁신행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주신 것으로 안다”며 “혁신교육이 아이들의 지덕체를 전부 보듬는 종합 대안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 취임사 전문

‘더 질 높은 공교육’ 실현과 미래교육 전환으로 글로벌 선진 교육에 안착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공동체 여러분!

저는 오늘, 다시 한번 서울교육에 헌신할 기회가 주어진 데 대해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지난 8년의 여정을 통해 더욱 성숙한 혁신교육을 이뤄냈습니다. 새로운 4년을 통해 우리는 공존의 교육으로 더 질 높은 공교육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제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는 사실보다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제가 코로나 이후의 첫 교육감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위기는 우리 학생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서울교육공동체는 뜨거운 열정과 책임감으로 학교를 안전하게 지켜내며 교육을 이어갔습니다.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간 서울교육공동체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교실 문이 닫혔던 시기에도 선생님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을 빠르게 안정시켰습니다. 돌봄과 급식 역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이어졌습니다. 교육행정 역시 초유의 감염병 확산 사태 앞에서 침착하고 책임감 있게 움직였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학교를 믿고 서로 협력하며 위기를 헤쳐 나갔습니다. 방호복 안에서 땀 흘렸던 의료진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으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서울시민 여러분도 위기 앞에서 연대와 절제의 미덕을 보이셨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인류는 저성장과 양극화, 급격한 기술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민주주의 퇴행, 기후 변화 등이 맞물린 혼합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는 한풀 꺾였으나, 파괴된 생태계가 언제 또 새로운 감염병으로 인류를 위협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전환기를 살아갑니다. 대전환의 시기일수록, 학교 현장의 안전과 학생의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안전한 학교를 위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더 질 높은 공교육을 향한 대전환을 실천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한편, 위기 속에서 잉태된 디지털 기반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싹틔우는 또 다른 이중의 과제 역시 안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첫 교육감으로서, 저는 이와 같은 과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습니다. 서울교육공동체 안에서 담대하면서도 치밀하게 풀어가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열정으로 불평등과 불공정을 극복하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넘어온 서울교육공동체 앞에, 새로운 위기의 징후가 보입니다.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전쟁과 불안한 국제정세에서 비롯된 위기가 시민의 밥상과 교실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사회경제적 약자가 더 큰 상처를 입습니다. 전문직이나 정규직보다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가 먼저 피해를 입습니다. 그 결과, 양극화가 더 심해지곤 합니다. 청소년과 청년은 창의적인 도전에 나서는 패기와 열정을 잃기 쉽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부모 세대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는 일을 수시로 봅니다. 부모의 직업과 학력, 재산에 따라 아이가 누리는 지식과 체험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경기 침체와 양극화가 함께 진행되면, 이 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 할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선 공정한 경기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공정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일, 바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위기가 처음 시작됐을 때 품었던 만큼, 아니 그보다 더 팽팽한 긴장감으로 교육 불평등과 불공정의 위기를 마주합니다. 서울교육공동체 안에는 다양한 학생이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취업했다는 이유로 가족의 축하를 받습니다. 다른 어떤 학생은 이 학생이 왜 축하받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모의 헌신적인 뒷받침 속에서 대학입시 준비에 몰두했던 그 학생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일터에 나가는 삶은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 두 학생은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살지만, 서로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런 현실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공평한 절차만이 아니라 올바름까지 포함해야 공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학생이 공평하고 올바른 세계, 즉 공정한 세계에서 만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정의로운 차등으로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야 합니다.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과 불공정을 바로잡는 일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지식으로부터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교육 불평등의 양상은 아주 복잡합니다. 단지 넉넉하고 많이 배운 부모를 둔 학생이 유명 대학에 더 쉽게 진학한다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세상에 대한 체험의 격차 역시 심각합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이 같은 격차와 불평등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염병 위기를 극복한, 아니 그 이상의 열정과 책임감으로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배워서 익히고 깨닫는 과정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자연과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지식은, 단지 입시나 취업, 혹은 산업 발전을 위해서만 배우고 익히는 게 아닙니다. 지식이 나와 친구, 이웃의 삶을 더 풍요롭고 따뜻하게 하므로, 우리는 공부를 합니다. 우리 모두 이미 잘 알고 있듯, 바로 이 지식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집니다. 복지가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그래서 또래보다 일찍 세상에 눈을 뜬 아이가 정작 세상을 이해하는 지식으로부터는 소외됩니다.

서울교육공동체는 이 아이가 지식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한 기초학력을 보장할 책임이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로, 안정적인 돌봄을 받기 힘든 환경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경계성 지능이나 난독, 난산 등의 이유로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아이가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기초학력 및 기본학력의 보장은 모든 학생의 학습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일제고사라는 낡은 프레임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진단시스템을 보완해 더 정확히 학생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학습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교실–학교–학교 밖’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대응했던 3단계 학습 안전망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협력강사, 키다리샘, 학습도움센터의 난독·경계선 지능 전담팀 운영 등과 같은 기존의 다양한 기초학력 정책들도 더욱 정교화, 체계화할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3기에는 아이 발달의 출발선부터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만 3세 유아 언어발달 진단 및 조기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시기에 학생이 학습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집중교육과정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학교 안과 밖을 아우르는 통합적 교육 지원시스템을 마련하겠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을 극복하고자 하는 또 다른 노력으로, 학교 안과 밖을 아우르는 통합적 교육지원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학생은 학교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학교 밖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도록 하는 지원시스템을 갖추고자 합니다. 이는 우리 교육의 목표가 일등주의를 넘어 다양한 학생들의 다양한 배움의 경로들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의미로, 학교 안과 밖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한 고등학생이 일반고 교육과정을 벗어나 학교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하거나 혹은 지금 다니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첫째, 이 학생에겐 공립 대안학교나 위탁형 대안학교, 혹은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둘째, 이 학생이 직업교육을 받고자 한다면 특성화고로 전학을 가거나, 아현, 은평, 금천, 서초 문화예술학교 등 6개의 각종 산업정보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 외에는 셋째, 능동적으로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기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고1 오디세이학교 과정이 있습니다. 이러한 오디세이 과정을 고교 전 학년으로, 나아가 중·고 6년 과정으로 확대하는 공립 대안학교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넷째, 이 밖에도 다양한 학생이 있습니다. 다양한 대안 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회복력'을 갖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예술이나 체육 등 이들을 위한 대안적인 교육과정을 공립 대안학교 혹은 민간의 전문 위탁기관에서 개발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섯째, 이러한 대안적인 교육과정에는 '창업 프로그램'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훈련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민간 위탁기관과 공조하여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다양한 과정들은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과정으로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즉 오프라인 과정뿐만 아니라, 비대면 원격과정을 혼합해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비대면 원격과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의 다양한 온라인 강의나 방송통신고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한 학생이 학교 안과 밖을 넘나들며 학습경험을 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받아 졸업 기준을 충족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면, 그때는 지금 논의하는 고교학점제를 넘어서 ‘고교학점은행제’ 도입도 중장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질 높은 공교육, 행복한 학습자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교실>

저는 지난 선거운동 기간에 ‘더 질 높은 공교육 실현’을 서울시민께 약속드렸습니다. 공교육은 특정 계층이나 집단만을 위한 교육이 아닙니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를 건강하고 창의적인 민주시민으로 기르는 것이 공교육의 목표이므로, 기초학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수업에서 배제된 학생이 생기지 않게끔 하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더 질 높은 공교육’은 그 이상의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에 대해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교실은 아주 다양한 학생이 공존하는 공동체입니다. 배우는 속도가 빠른 학생도 있고, 느린 학생도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학생도 있고, 어려운 학생도 있습니다. 수학에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음악 재능이 탁월한 학생도 있습니다.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 학생 모두가 각자 고유한 배움의 속도에 맞춰 자기 재능을 꽃피울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종류가 다를 뿐, 모든 학생은 저마다 재능이 탁월한 분야가 있기 마련입니다. 모든 학생이 품은 수월성의 씨앗을 찾아내 싹 틔우게끔 해야 합니다.

공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을 구현하려면, 수업과 평가의 혁신 역시 필수적입니다. 평가를 통한 진단 없이 질 높은 수업이 이뤄지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가의 방식에 대해선 보다 치열한 고민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재능은 모두 제각각이므로, 한 가지 잣대로만 평가해 줄 세울 수 없다는 점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일제고사 방식의 낡은 평가 방식은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과 양립하기 어렵습니다. 획일적인 평가를 통해서는, 배우는 속도가 빠른 학생과 느린 학생 모두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사교육으로 문제 풀이 요령을 훈련하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평가 방식은, 중요 개념을 깊이 이해하여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이 뛰어난 학생에게 적절한 동기 부여가 되기 어렵습니다.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배우는 속도가 느린 학생에겐 정확한 학력 진단 방식이 되기 어렵습니다. 평가혁신을 통해 수업을 혁신하고, 더 질 높은 수업이 더 나은 평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겠습니다. 평가는 평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습니다. 학생의 성장을 목표로 둔 평가 방식을 고안하겠습니다.

<배우는 속도에 맞춘 배움, AI 기반 맞춤형 교육으로 실현하겠습니다>

모든 학생의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학습지원 체제를 열어가겠습니다. 아날로그형 학습지원을 넘어, 아이들의 교육 경험과 궤적이 누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교사는 학생지원을 위한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 받아 활용하고, 학생은 학습 정도에 따라 맞춤형 학습지원을 받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더 질 높은 공교육’은 배우는 속도가 늦건 빠르건 누구나 행복한 학습자가 되는 교육입니다. 우리는 흔히 평생학습 사회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수명은 갈수록 짧아집니다. 학교를 마친 뒤에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고 평가받았던 경험을 불행하게 기억한다면, 학교를 마친 뒤 스스로 하는 공부에 흥미와 열정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이 기술과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로 이행한 지금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행복한 학습자가 돼야 평생학습에 바탕 한 지식기반 경제 역시 건강하게 작동합니다.

저는 지난 선거기간 동안 ‘경쟁력은 경쟁으로 기를 수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자주 드렸습니다. 경쟁력 대신 지식을 넣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획일적인 평가만을 의식해 개인끼리 경쟁하는 교실에선 우리 학생들이 지식을 차분하게 소화할 수 없습니다. 함께 성장하는 협력 지향 교육을 통해 누구나 교실 안에서 행복한 학습자가 돼야 합니다.

<공존의 교육으로 혁신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겠습니다>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한 더 나은 수업과 평가가 이뤄지는 학교는 공존의 교육이 이뤄지는 터전입니다. 배우는 속도가 빠른 학생과 느린 학생이 공존하고, 집안 형편이 넉넉한 아이와 어려운 아이가 공존하는 학교입니다. 조금씩 입장이 다른 학교 공동체 구성원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공존의 교육공동체 안에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는 차이를 존중하는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법을 배웁니다.

저는 ‘공존의 교육으로 공존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육에는 좌우가 없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다른 입장을 지닌 이들을 배제하고 조롱한다고 하여, 그만큼 자기 정당성이 강화되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나와 같은 편이라 여기는 쪽의 주장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나와 다른 편의 주장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공존의 교육이란, 입장이 다른 이들을 배제하지 않는 교육입니다. 생각이 달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넓혀가는 교육입니다. 다른 입장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공동의 과제는 함께 실천하는 교육입니다. 비이성적인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과거의 성과에도 연연하지 않는 교육입니다. 낡은 관성을 깨는 새로운 발상을 환영하되, 신중한 검토 역시 존중하는 교육입니다.

공존의 교육 안에서 저는 새로운 4년 동안 토론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독서와 토론이 교육과정 안에 스며들게끔 하겠습니다. 토론 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이해와 존중, 공감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의 신념과 이에 따른 의견과 주장이 중요한 것처럼, 토론을 통해 타인의 생각과 말을 이해하고, 나와 다름을 존중하며, 가능하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공감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바탕에서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심화해나가고, 타인과의 접점을 찾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토론 속에서 심화된 생각을 글쓰기로 담아내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서울형 수업평가혁신 모델인 ‘생각을 쓰는 교실’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독서-토론과 연계한 글쓰기를 강조하는 수업 평가 모델입니다. ‘생각을 쓰는 교실’을 만들기 위하여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바칼로레아)를 참조하였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 치열한 연구, 분석을 통하여 바로 서울형 혹은 한국형 수업 평가 혁신 모델을 만드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 선생님들께선 이미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후 성과를 분석하고 일반화하여 궁극적으로 희망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께서 수업 평가에 활용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어울림과 공존을 위한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물론, 공존의 교육은 품는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교육 안에서 공존해야 할 대상은 아주 다양합니다. 먼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 합니다. 서울교육공동체는 지난 8년 동안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파괴하지 않도록 배우고 가르치는 생태 전환 교육을 치열하게 실천했습니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기후 위기의 징후는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이 매우 소중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줍니다.

공존의 교육을 실천하는 새로운 4년 동안, 생태 전환 교육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입니다. 생태 위기를 앞둔 서울교육공동체가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가운데 위기를 넘어서는 힘을 기르는 교육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존의 교육은, 다양한 계층이 공존하는 교육이기도 합니다. 서울 학생들은 가정 형편이 아주 다양합니다. 어떤 학생은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를 쓰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삶을 아예 상상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만 마치고 바로 취업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학생도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생각과 정서의 공유지대를 형성해, 사회에서 공존하는 시민으로 자라나야 합니다. 그 역시 공존의 교육을 통해 이뤄야 하는 목표입니다.

한국 교육의 계층 분리는 이미 심각한 상황입니다. 학교끼리, 지역끼리 분리될 뿐 아니라 같은 학교 안에서도 그렇습니다. 계층 분리 교육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학생들의 어울림과 공존을 위한 교육 공공성 정책을 1, 2기에 이어 3기에는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3기 서울교육, 학부모 ·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공존의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균형 잡힌 지식과 감성을 지닌 시민으로 자랄 것입니다.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이 풍부한 인문, 예술 소양을 갖추고, 작가가 되고자 하는 학생이 수학과 과학을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체험과 감수성이 부모의 계층에 따라 달라지지 않게끔 섬세하게 살피겠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도 예술 및 체육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게끔 하겠습니다.

공존의 교육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혁신교육을 재구성하겠습니다. 보완적이고 통합적인 혁신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지식 성취도에 따른 차별은 반대하되, 지식의 가치는 적극 옹호하여 모든 학생이 지식을 누리고 즐기게끔 하겠습니다. 수학과 과학, 코딩 등이 단지 입시나 취업, 산업 발전을 위한 도구가 아닌, 누구나 자연스레 즐기는 교양이 되게끔 하겠습니다.

지난 8년간 추진했던 혁신교육 여정에 대해서도 성찰적으로 돌아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은 없는지, 부족했던 점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이 보완적 혁신의 길이 될 것입니다. 기초학력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더 과감하고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기초학력에 대한 공교육의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또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 강화를 위해 더욱 강력한 법적 장치와 정책들을 보완해가는 것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교원단체와 적극 소통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듣고 정책을 수립해나가겠습니다.

공존의 교육은 공감 능력을 배양할 때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공감 능력은 이제 민족적 테두리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국경을 넘는 공감 능력을 확대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세계시민형 민주시민교육으로 확장해가고자 합니다. 교실에서 공감 능력을 기르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와 연구 성과를 참조해서 개발하고 발전시키겠습니다. 세계인이 향유하는 한국 문화를 만들어낼 우리 미래세대는 국경은 넘는 보편적 감수성을 가져야 합니다. 공존의 교육은, 배움, 익힘, 체험, 감수성이 두루 공존하는 교육이기도 합니다. 배움, 익힘, 체험, 감수성 사이의 바람직한 균형점은 시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시대의 요구에 예민하게 귀 기울이겠습니다. 늘 팽팽한 긴장감으로 새로운 균형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배움과 삶이 함께 성장하는 더 성숙한 혁신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학부모와 시민이 교육행정에 더 활발히 참여하는 통로를 열겠습니다. ‘갈등 의제에 대한 모바일 전자 직접 민주주의 의사결정시스템’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교육 갈등 의제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묻고 응답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자문관 제도를 확대해서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서울교육 행정에 반영하겠습니다. 먼저 교육혁신 민간 청년 자문위원회를 통해서 서울교육정책에 대한 청년의 의견을 모아서 반영하겠습니다. 그리고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질적 도약을 통한 민·관·학 협력 사업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3기 서울교육은 학부모, 시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국경을 넘는 공감을 하는 세계시민으로 키우겠습니다>

앞서 저는 더 질 높은 교육, 더 질 높은 교육, 더 따뜻한 교육, 더 세계적인 교육, 더 건강한 교육, 더 본질에 충실한 교육 등 다섯 가지 약속을 지켜 서울교육이 세계 표준이 되게끔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이 목표가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교육공동체와 함께한 지난 8년의 노력을 통해, 서울교육은 이미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교육공동체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비대면 원격수업을 빠르게 안정시켰던 경험은 K-에듀의 성공 사례로 세계에 소개됐습니다. 서울 학생들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하고 환경친화적인 급식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상호연결성이 강화돼 말 그대로 지구촌이 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대에 공존의 교육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민족적' 민주시민을 넘어 ‘세계시민형’ 민주시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저의 3기 임기가 끝나는 지점에선, 바로 이러한 대전환의 단초가 끼워지기를 소망하고 그렇게 노력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이 경제대국, 선진문화국가가 됐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 단계를 뛰어넘어, 진정 전 지구적으로 존경받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빈곤과 전쟁, 착취와 충돌을 우리 문제로 인식하고 응전하는 교육을 꿈꿉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통해, 한국 사회가 국제 문제를 전보다 훨씬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국경을 넘는 공감 능력을 갖는 세계시민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유네스코 협력학교, 유니세프 아동친화교육청, 북방교포 초청교육, APCEIU와 연계한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를 향한 시선을 갖도록 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한국 안에 이미 세계가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적, 민족적, 인종적 배경을 갖는 다문화 학생들이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하게끔 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지원시스템을 강화하겠습니다. 공약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다문화 학생들이 충분한 한국어 교육을 받도록 아낌없이 투자 할 것입니다.

100년 전에도 안중근 의사는 조선의 경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 평화회의'라는 구상을 가진 바 있습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이상을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선조의 구상을 실현합니다.

새로운 4년, 이토록 자랑스러운 우리 학생들이 보다 행복한 배움과 삶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8년의 성과 위에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는 맞춤형 교육으로 공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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