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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 "새로운 '철의 장막' 드리워져…미국·EU 신뢰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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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엔 "철의 장막 되풀이 않겠다"…서방 제재에 선회한 듯

뉴스1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이 러시아-벨라루스 수교 30주년을 맞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했다. 22.06.30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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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 고위 관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새로운 '철의 장막'이 드리워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철의 장막이 본질적으로 이미 드리워졌다"고 말했다.

철의 장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91년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구소련 진영에 속한 공산주의 국가들의 폐쇄성을 비유한 단어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진영과 구소련의 공산주의 진영이 물질적, 심리적으로 벽을 쌓는 것을 '장막'으로 표현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마케예프 벨라루스 외무장관과 만난 뒤에 나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이제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우리를 이해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미국에서 결정된 것이 EU에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러시아와 EU는 어떤 관계도 맺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는 전쟁 전까지만 해도 철의 장막 시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러시아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해 12월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철의 장막으로 회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마리아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측이 자기 나라에서 어떤 장막을 칠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입장 변화는 개전 후 서방 국가들이 각종 제재로 먼저 장막을 쳐오자, 서방 국가와 엮이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이후 서방은 전례 없는 제재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점진적인 석유 금수 조치를 도입했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지난달 29일 러시아 석유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개전 이후 에너지와 곡물 비용이 급등했는데,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가 세계 식량 상황을 악화했다는 입장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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