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방치하면 더 큰 고통 야기할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저물가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이후 우리는 완전히 다른 요인들에 의해 경제가 움직이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전엔 세계화, 인구 고령화, 저생산성, 기술 발전 등의 요인들이 가격 상승을 억제했다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년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요인이 절정이었다"며 "현재는 적어도 당분간 그런 요인들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현재 우리는 물가가 더 높고, 공급 충격은 많으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강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요인들과 함께 살고 있으므로 통화정책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우리가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에 공감했다.
그는 "팬데믹의 결과로, 또 우리가 현재 직면한 막대한 지정학적 충격의 결과로 (새) 요인들이 출현했다"며 "이는 우리가 다뤄야 할 풍경과 그림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시대의 변화로 더 큰 격변이 올 것이라며 "우리가 확신할 수 없는 시스템을 향해 계속해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이른바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임을 재차 경고했다.
그는 경기후퇴를 유발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꽤 도전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학자들의 경제학 모델이 거대한 공급 충격을 예견하는 데 실패했지만, 현재와 같은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질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 "이 과정은 약간의 고통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더 큰 고통은 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하도록 방치하는 것에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필요하다면 행동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면서도 높은 불확실성 시대에 점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EC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하면서 7월에는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재차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이런 점진주의 행보에 대한 이견도 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전 총재는 "(공급) 충격이 지속적인 것으로 입증될수록 통화긴축 정책의 지연으로 기업, 가계, 근로자가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시작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과소평가하기보다는 과대평가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특히 높을 땐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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