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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유나 가족車 기어는 왜 P에 있었나… 전문가가 본 ‘파킹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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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교수 “바다에 들어간 상태서 기어변경, 가능성 낮아”

자동차 전문가 “빠지는 상황에서의 충격으로 기어 밀었을 가능성”

조선일보

29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앞 양식장 바다에서 실종된 조유나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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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조유나(10)양 가족 승용차에서 일가족의 시신이 29일 발견됐다. 육안 감식에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양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경찰은 발견된 차량의 변속기(기어)가 ‘P(Parking·주차)’ 상태였다고 밝혔다. 육지에 있던 자동차가 바다를 향해 이동하려면 ‘D(Driving·주행)’ 상태여야 한다. 차량 고장이나 의도치 않은 추락, 제3자 개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범죄 전문가들은 여전히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크게 봤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그래도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바다에서 의도적 변속기 조작’ 가능성은 적게 봤다. 그는 “죽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물에 빠지는 순간에 고의로 기어를 바꾸는 건 매우 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어 변경은 어떻게 이뤄진 걸까. 자동차 전문가는 내부 충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운전자가 질주하면서 기어를 변경할 정도로 침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바다에 빠지면서 생긴 충격으로 인해 변속 레버를 손이나 팔로 쳐서 ‘P’에 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파제를 주행하다가 차량이 바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차체가 경사로에 부딪혔고, 운전자가 밀리면서 레버를 건드려 기어도 변경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기어가 변속되지 않도록 하는 ‘쉬프트락 버튼’이 충격에 의해 부러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만약 최근에 나온 버튼식 기어라면 떨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P’ 버튼을 눌렀을 수도 있다.

이수정 교수도 운전자가 입수(入水) 당시의 충격이나 조류 등으로 몸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기어를 움직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조양의 부모는 실종 전 ‘완도 물 때’ ‘완도 방파제 수심’ ‘익사 고통’ ‘방파제 차량 추락’ 등을 인터넷 포털에 검색했다. 실제로 사고가 일어났던 무렵은 조차가 크고 물살이 셌던 시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외부나 내부 충격에 의한 이동이 제일 개연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30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조양 가족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 3구에 대한 부검을 시작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고, 수면제 등 약물 복용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바다에서 인양한 이 가족의 차량에 대해서도 국과수 정밀 감식을 통해 추락 사고나 기계 결함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실종 직전 조양 부모의 행적과 통신·금융 명세 등을 토대로 차량 추락 경위와 배경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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