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 '홍낭시다 사원' 발굴…금제 유물만 237점
힌두사원서 이례적으로 불상 나와…건물 중앙서 깊이 4.5m 구멍 확인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에서 나온 유물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문화재 조사단이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에서 금제 유물 237점과 다양한 색상의 수정 등 유물 317점을 발견했다.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영향력을 떨쳤던 크메르 왕국 영역에서 이처럼 많은 금제 유물이 나온 사례가 드물어 의미 있는 고고학 성과로 평가된다. 또 힌두교 사원에서 이례적으로 출토된 은제 불상도 학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라오스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 사원과 고대 주거지' 일부인 홍낭시다 사원의 붕괴한 성소(聖所) '셀라' 부재 해체 조사 과정에서 유물 317점을 수습했다고 30일 밝혔다.
라오스 남부에 있는 홍낭시다 사원은 '시다 공주의 큰 건물'을 뜻하는 크메르 유적이다. 한국 정부는 2013년부터 이곳에서 보존·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금동으로 만든 여성 생식기 상(像)인 '요니'를 라오스에서 최초로 찾아냈다.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
셀라 내부 조사는 지난해부터 지난 5월까지 진행됐다. 셀라는 중앙에 넓은 방이 있고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방이 딸린 구조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십자가 모양이다.
셀라 중심부 방에서는 깊이가 최소 4.5m인 구멍이 확인됐다. 이러한 '중앙갱'(中央坑)은 첨탑과 대칭을 이루는 시설물로, 중요한 신상이 안치되기도 했다. 라오스에서 중앙갱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조사단은 전했다.
전유근 한국문화재재단 부팀장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바욘 사원에도 유사한 중앙갱이 있다"며 "학자마다 홍낭시다 사원 축조 시기를 다르게 봤는데, 중앙갱 구조와 과거 확인된 비문 내용 등을 검토하면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조사 모습 |
유물은 대부분 중심부 방에서 출토됐다. 금제 유물은 금반지 5점, 금박 판 217점, 금장식 15점으로 구성됐다. 금반지는 둘레가 약 2.5㎝이며, 일부에는 0.2㎜ 두께로 세공한 장식도 있다. 금박 판은 두께가 0.2∼0.3㎜다. 금장식 일부에는 꽃무늬가 새겨졌으며, 목걸이나 귀걸이 부속품으로 짐작되는 유물도 있다.
금반지는 성분이 금 70∼80%, 은 15∼25%, 구리 3∼7%이며, 금박 판은 금 함량이 70∼85%인 것과 50∼60%인 것으로 나뉜다.
금제 유물 이외에는 백색, 녹색, 적색, 황색 수정 등이 나왔다.
전 부팀장은 "금제 유물을 보면 물품 성격에 따라 합금 비율을 달리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박 판은 종교적 의미로 사원에 봉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낭시다 사원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금과 수정이 산출되지 않는 곳이어서 다른 지역에서 제작한 뒤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에서 나온 은제 불상 |
조사단은 석조 요니와 함께 수습한 은제 불상도 주목했다. 이 불상은 17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 부팀장은 "불상은 후대에 사람이 가져다 놓을 수 없는 곳에 있었다"며 "라오스가 14세기에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는데, 불상이 제작된 17세기까지는 홍낭시다 사원이 붕괴하지 않은 채 운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짚었다.
이어 "사원의 정확한 붕괴 시기를 알아내기 위해 은제 불상의 미술사 조사와 목탄의 탄소연대 분석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안사반 빅나켓 라오스 정보문화관광부 장관은 "홍낭시다 사원의 빛나는 유물들은 라오스의 금속 세공기술과 무역 양상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앞서 홍낭시다 사원에서 예배나 의식을 준비하는 사각형 공간인 '만다파'와 플랫폼을 복원했다. 하반기에는 셀라 외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에서 나온 금반지 |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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