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엘바우성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평의회 상임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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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와 러시아 제재에 집중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8일(현지시간) 폐막했다. G7 정상들은 나름의 개발도상국 관련 정책을 내놓고, 5개 개도국을 회의에 초청하는 등 개도국과의 일체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자클럽’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개발도상국 인프라 개발에 6000억달러(약 77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개도국을 염두에 둔 정책들을 내놨다. 세계 식량 위기 해소를 위한 50억달러 기금 조성도 약속했다. 회의 주최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ZDF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가 G7과 그들의 북반구 친구들로 이뤄진 서방과 그 나머지로 분열돼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G7은 개도국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번 정상회의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아르헨티나, 세네갈, 인도네시아 5개국을 초청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BRICS)를 통해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상황에서 G7이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에만 집착하는 부자클럽’으로 비치지 않기 위한 노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3일간의 회의 내용을 보면 이번 회의는 개도국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흘간의 일정 가운데 개도국들에 중요한 식량, 보건, 기후 위기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은 90분에 불과했다. 개도국들 입장에서 절체절명의 과제인 부채 문제 해결책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개도국 부채탕감 운동을 벌이는 영국 시민단체 연합 주빌리 부채 캠페인에 따르면 개도국 126개국이 정부 예산의 14.3%를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 개도국들이 올 상환해야 하는 외채의 12%는 중국에 진 빚이지만 47%는 서방의 민간 자본에 갚아야 한다.
개도국들은 경제 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담보 없이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를 빌릴 수 있도록 하는 특별인출권(SDR)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옥스팜의 불평등정책팀장 막스 로손은 “개도국들은 선진국에 빚 갚느라 자국의 식량, 보건, 교육 붕괴에 대처할 여력이 없다”라며 “G7이 이번에 약속한 지원도 부채 효과에 가로막힐 것”이라고 도이체벨레에 말했다.
가디언은 G7이 과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도 개도국이 냉소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G7이 2008년 약속했던 개도국 기후 피해 보상이 대표적이다. G7 정상들은 2015년 회의에서 2030년까지 기아 위기에 빠진 5억명을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옥스팜에 따르면 2015년 6억3000만명이던 기아 인구는 2021년 9억5000만명으로 늘어났다.
G7 정상회의에 이어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두고도 비슷한 문제가 지적된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브릭스와 G7 등을 모두 “양극화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엘파이스는 “양측 모두 중립국을 자신들의 편에 끌어들이려 하며 세계의 전쟁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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