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나토 가입 제안…스웨덴 총리에 직접 전화도
직접 에르도안에 전화…"나토 정상회의 전날을 잡아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 알프스 엘마우성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실무회의 후 기자회견서 이어폰을 끼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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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를 철회하며 두 국가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28일(현지시간)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위해 지난 6개월간 걸어온 길을 집중 조명했다.
튀르키예는 이날 핀란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양국과 함께 서명했다.
이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협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의 회담을 막 마쳤을 때였다.
양해각서안에 따라 스웨덴·핀란드는 쿠르드족 무장단체와의 전쟁에 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으며, 2019년 튀르키예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 군사 공격을 가한 것을 계기로 양국이 튀르키예에 가한 무기 금수 조치도 해제된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한 물밑 작업이 이뤄진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3일 니니스퇴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고조되는 불안과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후 한 달 뒤인 지난 1월18일. 바이든 대통령은 재차 니니스퇴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회담에서는 북유럽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나토, 핀란드의 긴밀한 방위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와 다른 유럽 국가들이 나토와 같은 안보 협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월24일부터 유럽의 안보 상황은 급변했다. 침공 이후인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은 재차 니니스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당시 그는 핀란드가 나토의 파트너가 돼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혼자 결정하기는 부담스러운 사안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도중 스웨덴으로 전화를 걸어 안데르센 총리와도 통화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신청서에 서명하고 있다. 2022.05.1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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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개전 2달 뒤인 지난 5월, 양국은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양국의 나토 가입에 최대 걸림돌로 등장한 건 다름 아닌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 조직으로 보고 있다. 서방 국가들도 PK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은 PKK의 시리아 분파인 쿠르드민병대(YPG)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해 싸웠다는 이유로 이 단체를 지원했다.
또 양국은 튀르키예가 2019년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에 군사 공격을 가했다며 무기 수입을 금지했다. 이 연유로 튀르키예는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한 당사자인 국가들과 거리를 유지했다"며 "대신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기 전에 선택적으로 결정적 타이밍을 택했다"고 전했다.
'결정적 타이밍'은 지난 27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직전인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상회의 전날 순간을 잡아라"라며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 거부권 철회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던 튀르키예가 두 국가의 나토 가입 반대 의견을 철회한 것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스웨덴, 핀란드가 PKK와 시리아 연계 세력을 포함한 튀르키예 단체들을 단속하고 관련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낸 셈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9일 스웨덴과 핀란드를 정식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국이 협의에 이른 건)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며 "이는 동맹과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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