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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위기속 상생경영] 격랑 헤쳐나갈 돌파구는 친환경·상생·지속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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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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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릴 것 없이 국내 기업 모두에 악몽이었다.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러시아 영공이 막히며 물류 비용 역시 급등했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치솟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이 정반대인 경기 침체 우려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301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4.4로 조사됐다.

E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 경우 향후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 비용 증대 등으로 우리 수출기업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부품(61.4), 플라스틱·고무제품(68.4), 철강·비철금속(74.2) 등 11개 품목 지수가 100을 밑돌며 비관적 전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과 더불어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른 국제 수급 불안 등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수출 환경 평가에서는 '수출 상품 제조원가'(69.1), '국제 수급 상황'(70.4), '수출대상국 경기'(83.1) 등 10개 중 7개 항목에서 수출 환경 악화 우려가 높았다.

3분기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84.9%), '물류비 상승'(74.4%) 등에 대한 응답이 많았다. 이는 모두 기업에 비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더해 '환율 변동성 확대'(32.7%) 같은 거시 변수 요인 역시 기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김민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제조원가 인상을 수출단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환위험 헤지, 원·부자재 선제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 산업 어려움의 충격파에 열외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여파가 크다. 대기업들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상대적으로 뛰어난 위기 완충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 지원'에 나섰다. 협력사가 튼튼해야 대기업 역시 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대승적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협력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자금 지원부터 출발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중소기업에 삼성전자의 혁신기술을 적용해 제조 역량을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팩토리'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소재, 부품, 장비, 공정 등 다양한 기술 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국내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기술을 협력사에 소개하고 기술 상담 등을 실시하는 '우수기술 설명회'를 2009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 전파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국내 48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품 화학물질 관리 방법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오는 8월 약 2200개 해외 협력사에 ESG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핵심 경영철학인 ESG 경영을 기반으로 상생경영에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등 환경 분야 문제 해결에 SK그룹이 앞장서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을 가볍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 210억t 대비 1% 규모인 2억t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그룹이 기여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현대차·기아가 같이 성장해 양자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협력사들의 평균 거래 기간은 33년가량으로 이는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 업력인 12년 대비 훨씬 높다. 1967년 현대차 설립부터 40년 넘게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만 84개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진출을 통해 국내 협력사에 새로운 시장 기회도 열어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립해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국 앨라배마주에 신규 공장을 가동한 이후 대미 완성차 수출액이 52.4% 늘어나고 국내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액은 무려 488.3%나 늘어났던 '앨라배마 효과'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LG그룹은 협력사 스마트공장 확대, 신기술 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을 돕고 있다. LG전자, LG이노텍 등은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해 전문가를 파견하고 공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도 돕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협력사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협력사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ESG 역량 강화, 공정거래 문화 조성을 위한 지원 방안 등도 공유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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