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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에너지주 투자했더니 유가 하락…팔아야 하나[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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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올들어 증시 전반이 급락하는 중에서도 나 홀로 강세를 누리던 정유주가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자 지난주까지 2주일 가량 급락했다.

유가는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전망에 약세를 보이다 지난주 말부터 반등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27일(현지시간) 1.8% 오른 109.57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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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야후 파이낸스




야후 파이낸스 가격 정보에 따르면 WTI 선물가격은 지난 8일 119.28달러까지 오른 뒤 지난 23일 104.27달러로 12.6% 급락했다가 24일부터 2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영국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이날 1.7% 오른 115.09달러를 나타냈다. 거래가 더 많은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1.7% 상승한 110.98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수요 둔화 전망에 최근 급락했다.

이날은 미국의 지난 5월 내구재 주문이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유가가 올랐다. 지난 5월 내구재 주문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0.2% 증가를 웃돈 것이다.

지난주까지 유가가 약세를 보이자 정유주 주가도 급락했다. 미국 정유 대장주인 엑슨 모빌은 이날 유가 상승에 덩달아 2.4% 오르며 89.0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8일 104.59달러까지 올랐다가 8거래일만인 지난 17일 86.12달러로 17.7% 급락한 뒤 다시 3.4% 반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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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반등에 에너지주 비중을 줄여야 하는지 투자자들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대표인 제프 커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최근의 유가 하락은 오히려 에너지주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조언했다.

그는 에너지 업종 전반의 여건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커리는 "에너지 업종과 원자재에 대해 우리가 낙관론을 견지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이 부문이 전반적으로 덜 투자됐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2주일이나 3주일 전보다 지금 더 투자가 줄어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돈이 주식에 있었든, 원자재 신용에 있었든 최근 원자재 분야에서 돈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원자재 분야로 투자가 흘러 들어가야 할 때 오히려 투자가 계속 빠졌다"고 밝혔다.

WTI 선물가격은 지난주까지 2주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6월 한달은 약세로 마감하며 월간 상승세 기록이 지난 5월까지 6개월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가격은 6월 들어 20% 이상 폭락하며 연준의 긴축으로 증시가 조정 받았던 201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여름에 140달러로 상승"

골드만삭스는 지난 24일 보고서에서도 경제가 원자재 수요를 감소시킬 만큼 오랫동안 침체에 빠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강세를 예상했다.

원자재는 현물 자산으로 현재의 수급 구조에 반응하기 때문에 "원자재 수요가 공급 수준을 웃도는 한 원자재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모든 데이터가 원자재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시 말해 원자재 수요 성장률이 둔화된다 해도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원자재와 달리 금융시장은 "기대 자산으로 수요의 성장률에 따라 움직인다"며 "수요 성장률은 확실히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원자재와 다른 자산에 대해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커리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난 만큼 국제 유가가 올 여름에는 배럴당 14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원자재 강세에 대한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 유가 하락 때 에너지주 확대

주식 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보유하고 있던 에너지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17~22일 사이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식 960만주 가량을 5억2900만달러에 추가 매수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지분을 16.3%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는 2대 주주인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이 보유한 11%보다 훨씬 높은 지분율이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올들어 2배 이상 급등하며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CNN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추가 매수에 대해 "원유 호황이 조만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베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또 다른 정유회사인 셰브론 주식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연말 유가, 지금보다는 하락"

S&P글로벌의 부회장으로 에너지 전문가인 댄 예긴은 지난 24일 원유 공급이 충분치 않는데도 최근 유가가 주춤한 것은 경기 침체 우려와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한 중국의 원유 수요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PEC+가 오는 7~8월에 하루 원유 생산량을 글로벌 수요의 7%에 해당하는 규모인 64만8000배럴 늘리기로 결정한 것도 유가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원자재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가드너는 OPEC+가 이후 9월부터는 회원국에 원유 생산량에 대한 재량권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생산 여력이 있는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란 예상이다. 가드너는 이 결과 영국 브렌트유가 올해 말 100달러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원유 생산에 대한 투자가 오랫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은 오히려 원유 생산량이 줄 수도 있다며 OPEC+가 하루 생산 쿼터를 늘린다고 실제로 그만큼 생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주, 배당은 매력적

정유주의 단점은 유가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유가는 지정학적 역학구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망하기가 특히 더 어렵다.

반면 장점은 재무건전성이 뛰어나고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정유주 엑슨 모빌과 셰브론은 배당수익률이 3.94%와 3.85%로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3.2%)보다 높다.

엑슨 모빌과 셰브론은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31.5%와 29%로 매우 양호하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액은 68억달러와 60억달러에 이른다.

올들어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엑슨 모빌의 경우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8.23배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PER은 14.78배다.

투자 분석 사이트인 그루포커스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엑슨 모빌의 PER은 최저점이 8.19배, 최고점이 51.53배였다. 중간값은 15.24배였다.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PER은 역사적 중간값에 가깝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고 엑슨 모빌 주가는 유가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만큼 밸류에이션으로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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