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다우존스,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열풍에 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저금리 속 유동성 홍수에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활발해진데다 미국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말 대외금융자산·부채' 잠정치에 따르면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규모를 나타내는 대외금융자산(준비자산 제외) 잔액은 1조7153억달러(약 2203조원)로 1년 전에 비해 1778억달러 증가했다. 증가폭은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다.
이는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미국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대외금융자산 투자잔액은 1년 전에 비해 미국(+1418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고, EU(+115억달러)와 중국(+89억달러) 등에 대한 투자잔액도 함께 늘었다. 미국의 경우 원화 기준으로 투자잔액이 약 180조원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속 풀린 유동성이 서학개미의 투자 확대로 이어진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의 주가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미국 다우존스 주가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8.7%, 21.4% 상승했다. EU의 유로스톡(21%)과 일본의 닛케이225(4.9%)도 올랐다.
투자잔액을 형태별로 구분해보면 직접투자는 미국(1438억달러, 비중 25.4%) 비중이 가장 높았고 동남아(1225억달러, 21.6%)가 뒤를 이었다. 증권투자 역시 미국(4568억달러, 54.7%) 및 EU(1339억달러, 16.0%), 기타투자는 미국(714억달러, 24.9%)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규모인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5188억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255억달러 증가했다. 동남아는 357억달러 늘며 역대 2위 증가폭을 나타냈고 중국(+57억달러)에서도 투자 규모가 늘었다. 국부펀드나 중앙은행 등에서 우리나라 채권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다.
반면 미국(-177억달러), 일본(-51억달러) 등에서는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과 미국의 긴축 행보로 인한 국내 투자 감소 등이 주 원인이다. 투자 잔액은 미 달러화로 환산되는데 2021년 말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8.2% 하락하면서 규모도 덩달아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 말부터 QT(양적긴축)과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자 국내 주식 거래 요인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국내 주식 투자가 일부 감소했지만 채권은 여전히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