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3분기 전기료 ㎾h당 5원 인상… 4인 가구 월 1535원 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시가스도 올라 서울 가구당 2220원 ↑

세계일보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예고한 27일 서울 시내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가득 설치돼 있다. 남정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올라 가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가 ㎾h(킬로와트시)당 5원 인상돼,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약 1535원 증가할 전망이다. 도시가스 요금도 MJ(메가줄)당 1.11원 인상돼, 서울시의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이 월 3만1760원에서 3만3980원으로 222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분기 조정 폭을 연간 조정 폭(±5원/㎾h)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오는 7∼9월분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 인상하기로 확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요금이 조정된다. 한전이 산정해 정부에 제출한 조정단가는 ㎾h당 33.6원이었다. 이는 한전이 연료비 요인에 따른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 조정단가를 33.6원은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료비 조정단가 변동 폭은 직전 분기 대비 ㎾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어 한전은 최대치인 3원 인상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정부에 분기 조정한도를 연간 조정한도(±5원/㎾h) 범위 내로 확대하는 내용의 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재산정 내역과 함께 정부에 인가 신청을 했다. 정부는 약관 개정안 인가와 함께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h당 5원 인상에 대해 별도의 의견이 없음을 최종 회신했다.

◆한전 취약층 350만가구 할인한도 40%로 확대

이에 따라 오는 7∼9월분 전기요금에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5원 인상된다. 월 평균 사용량이 307㎾h인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약 1535원 증가(부가세 및 전력기반기금 제외)할 것으로 한전은 추산했다.

세계일보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장마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취약계층 대부분의 전기요금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전은 올여름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한시적으로 올해 3분기에 취약계층의 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복지할인 대상 약 350만가구에 대해 할인 한도를 40%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장애인, 유공자, 기초수급,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계층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에 따른 요금 증가 폭만큼 할인 한도를 1600원 추가 상향해 월 최대 9600원 할인할 예정이다. 기존 복지할인 제도로 기초생활(생계·의료 급여, 저압 기준) 수급 가구는 7∼8월 사용량 200㎾h까지 전액 전기요금을 지원받았으나, 복지할인 한도 확대로 271㎾h 사용량까지 전액 지원을 받게 된다.

한전 측은 “이번 제도 개선 및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은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한전 재무여건이 악화하는 여건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한전이 올해 1분기에만 이미 사상 최대인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 추세라면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일찌감치 전기요금 인상 쪽에 무게가 실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방송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며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적정 수준의 인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 달부터는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MJ당 1.11원 인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3만1760원에서 3만3980원으로 2220원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세계일보

서울 시내 한 건물 뒤에서 시민이 가스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택용은 1MJ당 15.881원에서 16.991원으로 7.0% 오른다. 음식점과 숙박업 등 ‘일반용-영업용1’은 15.489원에서 16.599원으로 7.2%, 목욕탕 등 ‘일반용-영업용2’는 14.4873원에서 15.5973원으로 7.7% 각각 인상된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12월 ‘천연가스 공급규정’ 개정을 통해 확정된 정산단가(+0.67원/MJ)에 더해 기준원료비 인상분(+0.44원/MJ)을 반영한 결과다.

도시가스 요금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에 연동해 산정되는데, 수입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국제유가는 전년 동월 대비 61%, 천연가스 현물가는 141%, 환율은 14% 상승해 요금 인상압력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한전이 원전 가동 비율을 줄이고 가스와 석탄 발전 비율을 높이다 보니 가스값, 석탄값이 오르면서 결국 적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전기요금 인상도 문재인 정권에서 해야 했는데 딱 한 번밖에 안 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기준 전기 사용량 수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1만134㎾h로 캐나다(1만4098㎾h)와 미국(1만1665㎾h)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정용 전기요금은 2020년 기준 ㎿h(메가와트시)당 103.9달러로 관련 수치가 있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다.

우상규·최형창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