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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나온다…美·英 등과 ‘백신주권’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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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최종 허가 주내 결정

SK바사 개발 ‘스카이코비원’

올가을 재유행 대비해 활용

오미크론 예방효과 일부 입증

원료부터 개발까지 토종기술

개발 착수 28개월 만에 결실

코백스 통해 세계로 공급 계획

세계일보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원장(왼쪽)과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19 백신 중앙약사심사위원회 자문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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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가 품목허가를 위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위)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달 내 최종 허가가 유력해졌다. 백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면서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재유행과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백신 수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백신 활용 가능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자문기구인 중앙약심위는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해 논의한 결과, ‘품목허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면역원성 평가에서 성인에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 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중화항체의 역가가 대조군의 2.93배였다. 혈청전환율 역시 백신군에서 98.06%로, 대조군 87.30%에 비해 크게 높았다. 안전성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일부 이상사례가 발생했지만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오일환 중앙약심위원장은 “이미 허가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스제브리아주’와 비교한 면역원성 임상 결과를 토대로 국내 코로나19 예방 목적에서 필요성이 인정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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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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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호 백신이 중앙약심위를 통과하면서 마지막 관문인 최종점검위원회의 판단만 남았다. 식약처는 가능한 한 이달 내 회의를 열고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최종 허가가 나오면 우리나라는 ‘백신 주권’을 보유하게 된다.

허가 후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올가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접종에 활용될 전망이다. 부스터 샷(추가접종)에도 효과성·안전성이 있는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는 일부 확인된 상황이다.

◆28개월 만의 성과… 국제사회 백신 공급 기대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개발 착수 2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초기 개발 단계부터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에서 개발비 지원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12월 말 1·2상 승인을 받았고, 3상은 지난해 8월 시작했다. 일각에선 개발이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사는 2020년 말 이미 코로나19 백신 완제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 올해 들어 백신 접종률이 정체된 것도 백신 개발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전 세계 인구의 36% 정도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못한 상태다.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든 상황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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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규제를 풀어 측면 지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교임상 방식으로 3상을 허가해 줬다. 일반적인 임상은 개발 백신과 위약(가짜 약) 혹은 개발 백신과 비슷한 백신을 각각 실험군, 대조군으로 둔다. 하지만 당시 재조합 백신이 없었고, 위약 투입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임상을 허용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총 1000만회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최종 허가를 받으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일부뿐이다.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해 코로나19를 이겨 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허가와 동시에 코백스(COVAX: 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를 통해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이고, 냉장유통과 장기보관이 가능해 공급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평가다.

이진경·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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