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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줍줍 인기도 시들”… ‘분양가 할인’까지 재등장한 청약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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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청약시장 인기도 한풀 꺾이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할인 분양이 다시 등장했다. ‘줍줍’(무순위 청약)으로도 미계약이 해소되지 않자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몸값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후분양 아파트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근 잔여 가구를 대상으로 분양가를 10~15% 낮춰 분양에 나섰다.

현재 전용 59㎡의 경우 6억8000만~7억8500만원, 78㎡는 8억6385만~9억7563만원 금액으로 분양 중이다. 최초 분양가는 전용 59㎡ 8억6120~8억7910만원, 전용 78㎡ 10억1630만~11억4780만원이었다.

조선비즈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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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하 3층~지상 15층, 3개 동으로 구성된 216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다. 지난 3월 1순위 청약 당시 전체 가구의 90%에 해당하는 195가구가 미분양으로 쏟아져 나왔고, 이후 3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그러나 미계약분이 소진되지 않자, 시행사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할인 분양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할인 분양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영그룹이 지난 4월부터 남양주 도농동에 분양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도농 부영 애시앙’도 지난 5월 잔금을 선납할 경우 2000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전용 143㎡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9억5000만원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18층, 총 4개 동·364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난 2008년 5월 준공된 후 부영 측이 민간에 임대를 주는 식으로 보유해왔다. 부영은 물량 일부를 조금씩 분양해왔는데, 지난 5년간 별도 분양을 실시하지 않다가 올해 4월 308가구를 대상으로 다시 분양에 나섰다. 그러나 할인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아직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지방에서 시작된 청약 한파가 서울과 수도권까지 옮겨 붙었다는 방증이다.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곳은 또 있다. 인천 송도에서는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아 수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가 등장했다.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는 미계약분 5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 4월 미계약분 129가구를 대상으로 첫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이래 네 번째다. 이번 청약에는 총 25명이 몰렸지만, 전체 4개 타입(전용 85㎡A, 98㎡T, 105㎡T, 142㎡T) 중 전용 141㎡T형(2가구)은 1건만 접수되면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비치’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작년 12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분양 당시 경쟁률이 평균 58대1에 달했지만, 이후 미계약분이 쏟아져 아직도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 같은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현재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에 할인 분양이 실시된 것”이라면서 “금리 상승으로 위축된 시장 환경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아무리 수도권이라도 예전처럼 분양하는 곳마다 경쟁률이 높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면서 “입지나 가구 수 등에서 조건이 좋은 단지의 경우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소비자들도 매수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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