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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빚폭탄'연말에 터지나...법원 "개인 줄도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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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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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피해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개인에 대한 채무 상환 유예가 오는 9월 말로 끝나는 가운데 법원이 올해 말 대규모 도산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주식 폭락으로 금융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채무 상환 유예 조치가 만료되면 채무자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28일 열리는 제16차 정기회의에서 이 같은 줄도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회생·파산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말에는 채무 상환 유예 조치 만료로 인해 도산하는 채무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산부 법관 증원과 회생법원 신설 등에 대해 작년 12월 정기회의 때보다 더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회생·파산 절차 정책 수립, 제도 개선 등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반기에 한 번씩 정기회의를 열고 있으며 소위원회 회의는 상시적으로 진행한다.

회생·파산위원회가 올해 말 도산사건 급증을 우려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소상공인·개인에게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며 변제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에게도 '묻지마 생명 연장'을 해줘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실시한 뒤 네 차례 연장했다. 지난 1월 기준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상태의 채무 원금은 133조8000억원에 달한다. 개인채무자들에 대한 원금 상환 유예 조치도 2020년 4월 실시된 이후 네 차례 연장했다.

문제는 두 조치의 유예 기한이 오는 9월 말로 끝난다는 점이다. 추가 연장이나 보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갑자기 '호흡기'가 떼어지면 채무자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 회생·파산위원회 관계자는 "주가 하락과 특히 코인 가격 폭락이 줄도산을 부채질할 것으로 판단돼 몹시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네 차례 채무 상환 유예 조치를 해줘 코로나19에서도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해 온 것은 법원 통계에도 드러난다. 2019년 13만8229건이던 개인회생·파산 신청 건수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3만6932건, 2021년 13만93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올해 5월까지 신청 건수 또한 5만1636건으로 다른 해 같은 기간을 밑돌았다. 또 다른 회생·파산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이자율도 굉장히 낮았고 만기도 연장해주니 채무자들은 굳이 회생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며 "문제는 겨우 억제해왔던 도산이 경제가 더 나빠지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생·파산위원회는 도산사건 급증에 대한 대응으로 회생법원 추가 신설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산사건을 다루는 전문 법원은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하다. 회생·파산위원회 관계자는 "도산사건을 처리하는 속도와 깊이에 있어 서울회생법원과 지역 일반법원 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에도 도산 전문 법원이 설치되면 경험이 많은 법관들이 사건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생·파산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15차 정기회의에서도 회생법원 추가 신설을 의결한 바 있다.

회생법원 추가 신설은 법조인들도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무자 갱생이라는 도산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건이 신속하게 처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도산 업무를 하는 한 판사는 "일반법원 법관들은 도산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사건 처리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채무자의 사회 복귀가 지연되면 회생·파산 신청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복기 법무법인 세종 도산팀장(파트너변호사)은 "도산 업무는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분야라 가정법원처럼 지역에도 전문 법원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며 "사건 처리도 빨라지고 법원마다 다른 도산 업무의 실무 운영도 통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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