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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4인 가구 식비 월평균 100만원 '훌쩍'…매서운 먹거리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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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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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국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한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로 치솟은 데 이어 올해 1분기 4인 가족 식비는 월평균 1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관련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97만2286원)보다 9.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48만6129원)가 1년 새 17.0%나 올랐다. 가계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58만773원)는 4.3% 증가했다.

이는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소비자물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올라선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분야 등에서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주로 이끌고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7.4% 올라 외환위기 초기인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4.2% 오르며 전월(1.9%)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가공식품도 7.6% 올라 2012년 1월(7.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면서 확대됐다. 최대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 이어 인도까지 지난 5월 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식량 가격이 매섭게 올랐다.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량이 줄면서 국제 유가도 상승했다. 이에 더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늘어난 외식 수요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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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국수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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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며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중 식품 가격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관련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저소득층은 세금과 같은 필수 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의 40% 이상을 식비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84만7039원 가운데 식료품·외식비 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42.2%로 집계됐다. 이는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식비 지출 비중인 13.2%를 3배 넘게 웃도는 수치다. 전체 가구 평균 비중인 18.3%와 비교해도 훨씬 높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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