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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슬프고 잔인한 판결"…낙태권 폐지'에 미 스포츠계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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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미국 대법원 앞에서 벌어진 낙태권 옹호 시위 / 사진= 연합뉴스


여성의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49년만에 폐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미국 스포츠계가 들끓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이 임신 6개월 이전까지는 낙태를 합법화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가 인정되지 않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낙태권의 존폐 결정은 각 주 정부와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갔습니다.

판결이 나온 직후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NBA·WNBA는 "두 단체는 여성이 자신의 건강과 미래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여성의 자유가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NBA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낙태 옹호론자 데레카 퍼넬의 트윗을 포함해 이 판결에 대한 비판과 흑인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는 게시물을 트위터로 공유했습니다.

NBA 선수협회도 별도 성명에서 이번 판결을 두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이치에서 벗어났다"며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을 키우는 낙태 금지로 나아가게 되는 기만적인 길을 열어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여성보다 총에 더 큰 권리가 주어지는 민주주의 제도 아래 있는가"하고 규탄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연달아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 연방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민간인 개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확대하는 판결을 내린 일까지 함께 비판한 것입니다.

미국 여자축구 최고 스타로 평가받는 메건 러피노도 공개 석상에서 격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피노는 콜롬비아와 24일 평가전에 하루 앞서 가진 기자회견 중 30분가량을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데 썼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는 "얼마나 슬픈 날인지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며 "이 판결이 얼마나 잔인한지 도저히 슬픔을 절제할 수 없다"고 심경을 표했습니다.

이어 "이 판결은 우리 사회에 도사리는 여러 불평등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자유를 누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이번에 공격당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낙태권 인정 여부 주체로 떠오른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낙태권 옹호 단체인 미국 구트마허연구소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가 무력화되면 약 26개 주가 낙태를 사실상 금지할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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