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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5년동안 위성 1만개 쏘아 올린다”.. 누리호 꿈꾸는 호주의 우주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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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 앤드류스 스카이크래프트 대표는 "200개의 소형 위성을 전세계 저궤도에 촘촘하게 쏘아올려 비행이나 항공 관제하는데 이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호주ACT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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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수도 캔버라에 있는 우주 스타트업 스카이크래프트의 목표는 2027년까지 소형 위성 200개를 쏘아올리는 것이다. 이 회사는 호주 유일 국립대인 ANU의 지원과 정부 기금을 받아 시작한 곳이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마련한 ‘한반도 정세 급변기 한·호주 우주·방위산업 협력현장’을 통해 만난 조 앤드류스 스카이크래프트 대표는 “200개의 소형 위성을 전세계 저궤도에 촘촘하게 쏘아올려 비행이나 항공 관제하는데 이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만든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업해서 올해 10월 이곳에서 만든 소형 위성인 팔콘9 5대를 쏘고, 2023년 4월에는 추가로 7대, 2023년 3분기에도 7대를 쏘아올릴 예정이다.

남부 애들레이드에 있는 또다른 우주 기업 플릿-스페이스도 5년 내 저궤도 위성 260개를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위성 6대를 쏘아 올렸으며 올해 말까지 11대를 발사한다. 이후 3D 프린터를 이용해 소형 위성을 만들어 1년에 100개씩 위성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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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리처드 프라이스 남호주 주정부 우주국방국장이 현지 우주국방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호주 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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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나로호를 쏘아올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호주에선 작은 스타트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위성 제조 업체 뿐만 아니라 호주 남부와 북부에는 각각 스타트업 기업인 서든런치(Southern Launch)와 ELA(Equatorial Launch Australia)라는 발사지 스타트업이 있다. 남부에선 남극 측 궤도로, 북부에선 적도 가까운 궤도로, 누구든지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것이다. 오는 26일엔 ELA가 운영하는 발사지 중 한 곳인 ‘아넘 우주센터(Arnhem Space Centre)’에서 NASA(미 항공우주국)가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NASA가 상업화된 발사지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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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발사지 스타트업 서든런치의 레베카 달시 CFO가 남극 궤도로 발사하는 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남호주 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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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조지 호주 북준주 투자청 국장은 “적도 남쪽 12도에 위치하고 있어 적도 궤도에 근접해 쏠 수 있고, 위성이 궤도에 자리잡는 성공률도 높다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NASA는 내달 4일과 12일에도 이곳에서 추가로 위성을 발사한다. NASA는 남반구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천체물리학 연구를 위한 위성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남호주 애들레이드 정부는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우주 스타트업 허브 ‘Lot14′을 운영한다. 100년된 여성·어린이 병원을 개조해 만든 이곳에는 아마존 AWS, MS의 아주르 같은 글로벌 IT 기업 등 71곳 뿐만 아니라 우주 관련 스타트업 59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다. 연방정부와 민간 투자액이 11억6000만 호주달러(약1조416억원) 투입됐다. 우주와 관련한 사업이라면 아이디어 수준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무실 등을 임대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한국의 로켓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애들레이드의 스타트업 서든 런치의 발사지에서 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에 대해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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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캐치마르 남호주 투자무역청 국장이 우주 스타트업 허브 Lot14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남호주 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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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이 적극적으로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이유는 미래의 먹거리를 미리 마련하고자하는 데 있다. 리처드 프라이스 남호주 주정부 우주국방국장은 “남호주 경제의 동력이던 자동차 산업 등이 쇠락하자 국방·우주산업 육성에 나섰다”며 “그 결과 남호주에는 방산관련 기업이 300개 넘게 생겼고 록히드마틴, 보잉, BAE시스템즈, 레이시온 등 글로벌 10대 방산업체 중 7개가 진출해 있다”고 했다.

우주산업이 정말 제조업 등을 대신하는 지역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현지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무게 500kg 미만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업계 평균 약 500만 호주달러 수준의 비용이 든다. 2017년 약 466개의 새 위성이 발사됐는데,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 민간주도로 발사하는 위성이 늘어나면서 발사 위성의 수가 늘어났으며, 앞으로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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