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 / 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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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2년 상반기 영화계는 희로애락이 가득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에서 송강호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은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한국인으로서 감독상을 받았다. 팬데믹으로 인한 극장 위기는 영화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 동원으로 마침내 끊어낼 수 있었다. 반면 한국 최초 월드스타였던 톱 배우 고(故)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영화계는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팬데믹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기대작들이 쉽사리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영화계 주요 소식들을 짚어봤다.
◇ 칸 영화제 2관왕에 베를린서 홍상수 수상까지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인들이 빛을 발했다. 먼저 지난 5월,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영화제 폐막식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송강호는 '브로커'로 한국배우 최초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새 역사를 썼다. 또 6년 만에 신작 '헤어질 결심'을 들고 칸으로 향한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 한국인으로는 '취화선'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게 됐다.
홍상수 감독 역시 지난 2월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2020년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받은 것에 이어 3년 연속으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 '범죄도시2' 천만
'범죄도시2'가 마침내 천만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지난 5월18일 개봉 이후, 25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극장가에서 팬데믹 이후 최초이자 '기생충'(2019) 이후 3년 만의 첫 천만 한국 영화가 됐다. 또한 한국 영화 사상 역재 28번째 천만 영화이며, 역대 5월 개봉 최대 흥행작 '기생충'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마동석 주연 기준 4번째 천만 영화이기도 하다. 최근 '부산행'(2016)의 최종 관객수 1156만5479명도 뛰어넘으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5위(21일 기준)에 안착했다.
영화의 흥행 주역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은 천만 돌파 당시, 배급사를 통해 "천만 관객은 영화의 힘이 1할, 관객의 힘이 9할"이라며 "기나긴 팬데믹이라는 터널 끝에 관객 여러분들이 극장으로 나와주셨기 때문에 이런 기적이 생긴 것 같다"라고 관객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윤여정 아카데미 시상
지난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윤여정은 올 3월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시상을 위해 2년 연속으로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무대에 선 윤여정은 작년에 이어 깨알 같은 유머 코드로 할리우드를 사로잡았고, 여기에 영화 '코다'에서 열연을 펼친 트로이 코처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며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청각장애인 배우인 코처를 위해 수어(수화 언어)를 준비, 수어로 트로이 코처가 수상자임을 알리고, 코처가 자유롭게 소감을 하기 위해 옆에서 트로피를 들어주는 배려를 보여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고 강수연(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2022.5.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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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수연 사망
한국 최초 월드스타로서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던 배우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강수연은 지난 5월5일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 만인 지난 5월7일 오후 향년 56세 나이로 별세했다. 원인은 뇌출혈로, 고인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긴 후에도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됐다.
1966년생으로 아역 배우 출신인 고인은 영화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의 영화로 큰 인기를 얻어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부상했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강수연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은 국제영화제에서 받은 우리나라 배우 최초의 상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주인공으로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정이'는 '영화판'(2012)과 '주리'(2013) 이후 약 10년 만에 나오는 강수연의 신작으로 최근 크랭크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월드스타' 이정재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월드스타로 등극한 이정재는 올해 초 열린 각종 미국 시상식을 휩쓸며 월드스타로 우뚝 섰다. 그는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TV드라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이어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TV부문 남우주연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TV드라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이정재는 해당 시상식 모두에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세를 이어 이정재는 자신의 첫 번째 연출작인 '헌트'로 올해 제75회 칸 영화제에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돼 칸을 방문, 감독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지난 5월 '헌트'를 선보인 뤼미에르 극장은 관객들로 꽉 찼으며, 영화가 마친 뒤 5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정재는 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헌트'가 해외 쪽에서 궁금해하는 작품이 됐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포스터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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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한 '마블민국'
팬데믹에도 '마블민국'(마블+대한민국)은 여전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올해 1월 700만을 돌파하며 당시 팬데믹 이후 최고 흥행작이 됐다. 특히 극장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던 이 영화는 최종 관객 수 755만명을 넘겼다.
이어 5월 개봉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솔로 무비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역시 이변 없이 흥행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 영화는 2016년 개봉한 전편 '닥터 스트레인지'의 544만명 기록도 넘어서며 최종 누적 관객수 588만2507명을 기록했고,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 이어 팬데믹 이후 외화 흥행작 2위로 올라서며 명실상부 '마블민국'임을 입증했다.
◇ 기대작들의 아쉬운 부진
아쉬운 흥행 성적표를 받은 기대작들도 있었다. 올해 1월 국내 개봉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할리우드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이자 동명의 뮤지컬을 196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영화화한다는 점에서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실제 북미에서는 주연인 레이첼 지글러와 조연인 아리아나 데보스가 이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냈지만, 국내에서는 관객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최종 관객수 11만1424명을 기록하며 퇴장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을 선보였던 변성현 감독이 올해 1월, 5년 만에 선보인 '킹메이커'는 변성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설경구와 함께 이선균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모았으나, 최종 78만3450명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얻게 됐다. 2014년 860만을 돌파했던 흥행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작이자 강하늘, 한효주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 '해적: 도깨비 깃발'은 최종 133만9242명을 기록했다.
◇ 애니메이션 강세
팬데믹 속에서도 탄탄한 마니아 층을 거느린 애니메이션 영화는 뜻밖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2월 개봉한 '극장판 주술회전 0'은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선전을 보였고, 최종 누적 관객수 63만8799명을 기록하며 올해 영화 흥행 14위에 안착했다. 영화는 원작 만화 '주술회전 0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팬들이 극장을 적극 방문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꾸준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포켓몬스터'의 11번째 극장판 시리즈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도 흥행 순항 중이다. 지난 1일 개봉한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누적 관객수 56만1691명(23일 기준)을 동원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북 전주영화의거리에 조성된 '전주 돔'에서 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 뉴스1 DB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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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영화제 정상 개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영화제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정상 진행됐다. 바로 지난 4월 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다. 영화제는 지난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는 56개국 217편의 작품이 초청됐고, 이에 해외에서 60여명의 초청 게스트가 참석했다. 140여명이 참석한 개막식 레드카펫을 비롯해 국내외 게스트 초청 등 오프라인 행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성공적인 영화제를 완성해 의미를 더했다.
이준동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애프터 양'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어떻게든 전주영화제가 축제성을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변수가 많았다"라며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체 좌석을 관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극장 관람료 상승
팬데믹 여파가 극장 티켓 가격 인상으로 거듭 이어지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2020년에 관람료를 인상하고, 지난해에도 한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올해 4월 CGV는 다시 한번 영화 관람료 인상을 결정, 1000원 인상해 일반 2D 영화 성인 기준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올랐다. IMAX(아이맥스)를 비롯한 4DX(포디엑스), ScreenX(스크린엑스), SPHEREX(스피어엑스), 스타리움 등 특별관은 2000원을,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000원을 각각인상했다.
이어 롯데시네마도 오는 7월1일부터 영화 관람료 1000원을 올리며,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CGV와 같은 관람료가 됐다. 메가박스도 오는 7월4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는데 이는 일반관, 컴포트관, MX관 등에 적용된다. 돌비시네마, 더 부티크 스위트 등 특별관은 2000~5000원이 인상된다. 메가박스 역시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다른 멀티플렉스와 같은 요금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이번 관람료 인상을 두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 위기로 누적 손실이 늘어갔다며 "영화산업의 정상화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인상 이유를 밝혔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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