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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폭행 아닌 점핑” 수원삼성팬 해명에… 피해자母 격분, 기성용도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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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의 대표 라이벌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에서 팬 폭행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선일보

수원 삼성팬이 FC 서울 유니폼을 입은 중학생 팬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팽개치는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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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행 사건은 K리그1 2022 16라운드가 펼쳐진 지난 1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밖에서 벌어졌다. 수원 서포터스(프렌테 트리콜로)의 고등학생 회원 A군은 서울 유니폼을 입은 고등학생 팬 B군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다른 수원 팬들은 말리기는 커녕, B군을 둘러싸고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상황은 B군이 입고 있던 서울 유니폼을 벗고 난 뒤에야 끝났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B군의 부모는 피해 사실을 접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수원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와 A군, A군 어머니는 21일 공식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프렌테 트리콜로는 “해당 인원(가해자)은 프렌테 트리콜로 반다원으로 활동 중이었으며, 사실 확인 즉시 반다 활동에서 배제했다. 이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반다’는 프렌테 트리콜로의 서포팅 주도와 함께 구호의 제창을 다루는 응원팀이다.

이어 A군과 A군 어머니의 자필 사과문도 공개됐다. 그러나 이번엔 사과 일부 내용이 문제가 됐다. A군은 “폭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경기장 밖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와중에 같이 점핑을 하자고 들어올리다가 그분(B군)을 놓쳐 넘어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본 네티즌들과 FC서울 팬들은 해명이 석연치 않다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삼성은 A군에게 2년간 홈경기 출입 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B군의 어머니 C씨는 A군 측 해명과 수원 삼성 측 입장에 격분했다. C씨는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현재 가해자들이 수원 삼성 구단 측으로부터 받은 징계 내용은, 무리 지어 동조했던 가해자들 제외한 폭행 가해자에게만 경기장 2년 출입금지 뿐이다. 수원 구단 측은 사태 파악 못하고 무마시키려 한다. 또 가해자가 올린 글은 사과문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C씨는 폭행 당시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C씨는 “경기 전 19일 오후 5시 30분경. 저희 아이는 (수원)월드컵보조경기장 맞은편 매표소 부근에서 먹을거리를 사러 간 친구들과 동생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하며 혼자 서있었다”며 “그때 갑자기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던 저희 아이에게 가해자 포함 5명 정도의 무리가 응원가를 부르며 다가와 억지로 아이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아이가 뿌리쳐도 또다시 어깨동무를 당한 상황에서, 갑자기 가해자가 나타나 저희 아이 뒤에서 허리를 안아 들어 올려 그대로 바닥으로 내리꽂아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여러 명이 둘러싼 채 저희 아이에게 유니폼을 벗으라고 했다. 겁에 질린 저희 아이는 바로 유니폼을 벗어 손에 들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찰나, 이를 본 다른 수원 삼성 팬 무리가 양팔을 벌리고 더 크게 응원가를 부르며 몰려왔고, 저희 아이를 에워싸고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한 남자는 끝까지 따라오며 더 크게 응원가를 불렀다. 저희 아이는 ‘그만하시라, 하지 말라’ 얘기하니 비아냥대며 ‘아이고 미안해요’라며 손가락 욕을 날렸다”며 “그 남자가 경기장 쪽으로 가고 나서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FC서울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해당 글은 피해자 어머니가 올리신 게 맞다”며 “(피해자 측이)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언론 등의 노출을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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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자는 A군의 ‘점핑’ 해명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FC서울 공식 인스타그램은 이날 예정된 울산 현대와의 경기를 홍보하며 “상대를 두렵게 할 슈팅 몬스터. 득점 준비 완료. 상위권 점핑을 노린다”는 글을 썼다. A군의 ‘점핑’ 해명을 비꼰 것이다. 이에 기성용은 “점핑은 카라임”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점핑은 그룹 ‘카라’의 히트곡 중 하나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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