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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與, "서해 공무원 월북 첩보 공개해야"… 野 "비공개 국방위 회의록  다 공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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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20년 9월 24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왼쪽은 사건을 브리핑하는 안영호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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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여야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2020년 국회 국방위 비공개 회의 당시 월북 정황으로 보고된 내용에 대해서도 서로 말이 엇갈려 진위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이 당시 우리 군이 월북 정황의 근거로 제시했던 SI(특별취급첩보) 정보와 감청 정보를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도 우리 군으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았던 당시 국방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힘은 20일 ‘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하며 대야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요구에 안보자산을 운운하고, 대북 굴종 이미지를 만들려는 '신(新)색깔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며 "비상식의 이면을 밝히자는 것마저 첩보라 우기며 공개를 거부할 셈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국민의힘은 "(국방위 비공개 회의)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월북이네'라고 이야기했다"는 우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TF 단장을 맡은 3선의 하태경 의원은 "당시 회의록에 감청 내용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국방부의 답변 형식으로 포함되어 있다"면서 여야 대표단을 구성해 감청 내용을 열람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나아가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 진상규명 문제까지 전선을 넓혔다. 권 원내대표는 "정부가 극비리에 강제북송을 추진하려다가 뒤늦게 사건 전모가 드러난 점도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숨겨야 했던 진실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과 절차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세를 ‘신색깔론'으로 규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특히 사건의 상세 정보가 담긴 국회 국방위 회의록에 대한 공개 불가 입장을 바꿔 “안보 우려에도 여당이 원한다면 공개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할 것까지도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보 해악을 감수하고라도 9월 24일 당시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간절히 원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회의록 열람 및 공개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것으로도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의 판단 아래 미국 측의 협조를 받아 당시 SI를 공개하면 된다"며 "다만 이 정보는 민감한 정보 출처가 관련된 만큼 대한민국 안보에 해악이 뒤따른다는 것을 주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공개 불가' 방침을 보였던 당 지도부 입장도 급변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회의록을) 공개하는 데 협조하겠다. 꺼릴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대응 기조가 달라진 데는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이라는 여권의 공세를 차단하고 정면 대응을 통해 현 국면을 돌파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해 국가안보 자산과 정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일종의 신북풍(新北風)"이라며 "공개할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국민들을 현혹하는, 음모론적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우리 군 당국이 2020년 9월 21일 서해상에서 실종 후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한 4가지 핵심 근거를 놓고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당시 국방위 소속이었던 야당 의원들은 “군 당국이 이씨가 월북했다고 보고했으며 야당 의원들이 이에 수긍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군이 이씨가 월북을 했다고 몰아간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시 ‘국방부가 SI에 의하면 그렇다’며 더 밝히면 우리 정보자산이 노출된다고 양해를 구했다”며 “군이 ‘월북’이라고 직접 거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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