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기간 연장 수용… ‘물류난’ 숨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업 7일 만에 극적 타결

국토부와 이틀 만에 협상 재개

추후 ‘일몰 폐지’ 지속 추진키로

파업 여파 산업 전방위로 확산

인천신항 등 컨테이너 쌓여있고

레미콘·시멘트 공장 가동 중단

수출 중소기업 등 손실액 눈덩이

세계일보

화물연대의 총파업 8일째인 1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열린 5차 실무교섭에서 협상이 타결된 후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 7일 만인 14일 파업을 철회했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경기도 의왕 내륙물류기지(ICD)에서 5차 실무대화를 열고 협상 시작 2시간 40여분 만에 안전운임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내용 등에 합의하고 협상을 최종 타결지었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로 화물연대는 15일부터 집단운송 거부를 철회하고 물류 수송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산업현장의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됐었다. 시멘트 운송과 레미콘 공장 가동에 이어 전국 건설현장 운영이 중단되고 있고, 포항제철소 공장도 가동을 멈추는 등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경기 의왕내륙물류기지에서 실무급 회담을 열고 협상을 재개한 뒤 극적으로 타결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일단 일몰제 연장 쪽에 무게를 실었다

여권 관계자는 앞서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을 연장하는 게 가장 유력하다”며 “시간을 벌어서 더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권이 중재안을 통한 출구전략을 모색했다.

세계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국토교통부와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14일 밤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8일간 이어온 총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열린 5차 실무교섭에서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정회 후 재개된 회의에서 자리에 앉은 모습. 의왕=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파업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된 부분은 국토교통부 중심으로 양 당사자인 화주와 차주 간 대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여야 당대표·원내대표 간 4인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민생우선실천단 발대식에서 “물류대란이 새로운 서민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에 “정치권이 무리하게 개입하면 진행되는 협상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명)의 31% 수준인 6800여명이 전국 14개 지역에서 집회에 참가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평시(65.8%)보다 높은 수준인 72.4%로 나타났다. 인천 신항에서는 장치율이 93%를 넘어선 터미널도 나왔다. 장치율이 100% 근처에 도달하면, 하적 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항만 운항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세계일보

‘셧다운’ 된 아파트 건설 현장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국토교통부와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에 합의했다. 사진은 이날 그동안 합의 이전 총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던 광주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 광주=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업 이전부터 물류 운송이 여의치 않았던 시멘트 업계의 경우 소성로(시멘트의 반제품을 생산하는 가마·킬른)의 가동을 멈추는 공장도 생겼다.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공장이 지난 11일부터 소성로 3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한라시멘트 강릉 옥계공장의 소성로 4기 중 1기도 이날부터 가동 정지됐다. 한일시멘트도 일부 공장의 소성로 중단 여부를 한때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를 수급하지 못한 레미콘 업계는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1000여개 공장 가운데 90% 이상이 가동을 멈췄다. 삼표의 17개 레미콘 공장이 ‘올스톱’됐고, 유진기업도 24개 공장 가운데 군산을 제외한 23개 공장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레미콘 타설을 하지 못해 공사를 하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났다.

파업 철회에 앞서 산업계는 수출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화물연대의 조속한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화주협의회와 한국철강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업종별 협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센터에서 개최한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화물연대가 먼저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적정한 운임과 제도 운용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 나가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박세준·김병관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