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곳곳 현장서 선전전 계속…주요 물류거점 물동량 소폭 상승
이날 역시 파업 현장 곳곳에서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물류거점의 물동량은 소폭이나마 상승해 한숨 돌렸다.
화물연대 파업 일주일째 |
◇ 총파업 8일째 선전전 계속…곳곳서 충돌도
수도권 물류거점인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에서는 14일 오후 250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분산해 있는 이들은 컨테이너 차량이 드나들 때마다 총파업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낮 의왕 ICD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민 경제를 볼모로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평택·당진항은 190여 명이 동부두 4정문 등을 중심으로 집회를 했다.
일주일째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 |
울산 신항에서는 화물차 진입을 방해한 조합원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당시 조합원 100여 명이 도로를 점거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경찰의 해산 유도에 따르지 않고 지속해서 운행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항에서는 화물 운송을 막으려는 화물연대 측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이 대치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주류 물량 확보 비상 |
◇ 시멘트·철강·석유화학·타이어 등 전방위적 위기 고조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공장은 지난 11일부터 소성로(시멘트의 반제품을 생산하는 가마) 3기 중 1기의 가동을 멈췄다.
단양의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생산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번 주 중 일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육송 출하가 중단돼 생산 제품을 보관하는 사일로(저장고)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세워져 있는 레미콘 차량 |
강원 강릉 한라시멘트 옥계공장에서는 소성로 3기 중 1기가 지난 9일 가동을 멈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영월 한일시멘트, 동해 쌍용씨앤이 앞에서도 화물연대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파업 장기화 시 소성로 가동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공급이 끊기자 제주도 내 공공 건설 현장 235곳 중 50곳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의 여파는 제철업계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매일 약 2만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창고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포항제철소는 도로나 공장 주변에 제품을 쌓아두고 있으나 이마저 한계에 다다르자 지난 13일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또한 공장 내부에 10만5천t의 철강이 쌓인 상태이다.
창고 포화 |
하루 평균 철근 4천t을 출하하던 한국철강도 출하량이 30%가량 떨어졌다.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업체는 물동량이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90% 이상의 물류가 반출되지 못하자 대부분 업체가 공장 가동을 30%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 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LG화학은 하루 7천t가량의 제품 반출이 사실상 막혔다. 공장 내 야적 가능 물량은 2만t 정도이나 현재 야적량은 1만t을 초과해 3만t에 달하고 있고, 12개 공장 중 3개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공장 내 도로에까지 제품을 쌓아두고 있으며,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출하 중단이 계속되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생산 차질이 여전하고,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은 출하량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소주와 맥주 출하량이 반토막 나자 도매상들이 직접 주류를 실어나르는 상황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 주요 항만 화물 포화…물동량은 소폭 증가
의왕 ICD의 올해 월요일 하루 평균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3천91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였으나, 지난 13일 반출입량은 487TEU, 평시의 12.4% 수준에 그쳤다. 이 중 육송은 40TEU에 불과하다. 사실상 차량 이용 화물 운송이 멈춰 선 것이다.
부산항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게이트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 일부 비조합원 화물차 기사들은 조합원들 눈치를 보며 경찰 협조 아래 부두에 진입하는 실정이다.
화주들은 웃돈을 줘도 운송사를 구하기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 장치율은 79.1%로, 평시보다 9%포인트가량 상승해 터미널 운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인천항 장치율은 84.1%, 평택항은 68%로, 이 역시 평소보다 높은 수치이다.
주요 항만의 물동량은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 부산항 장치율 80% 육박 |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집계한 인천항 반출입량은 2천14TEU로, 지난달 동시간대 5천48TEU의 40% 수준이다. 지난 주말 평시의 10% 수준까지 떨어졌던 반출입량이 일부 회복한 것이다.
평택항의 전날 반출입량은 1천146TEU로, 지난달 하루 평균 반출입량 3천10TEU의 38.1% 수준이다.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내내 반출입량이 한 자릿수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전날 야간작업을 통해 990TEU를 반출해 물동량을 크게 늘렸다"며 "화주사와 운송기사들이 더는 생계를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 과정에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 많은 물량을 소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임채두 김재홍 홍현기 김근주 천정인 백나용 김형우 이승형 한지은 나보배 박영서 김준범 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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