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등 화주업계 '화물연대 복귀' 촉구
내일(15일) 밤이면 화학 핵심 NCC시설 가동 중단
차 업계선 부품사 '줄도산' 우려까지 나와
시멘트 업계 주말엔 주요 시설 절반 가동 중단 예상
화주업계 "현업 복귀 후 상생안 찾자" 제안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화주업계는 14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화물연대의 현업 복귀를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8일째를 맞고 있다”며 “전국의 주요 항만 및 국가의 주요 생산시설들이 1주일 넘게 마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외부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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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NCC 내일 밤이면 꺼진다…차 부품사 ‘줄도산’ 우려도
가장 큰 문제는 파업 장기화에 따라 각 산업에서 공장이 멈추고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셧다운’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업계는 마지노선을 15일 밤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업계는 운송이 멈추면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평소 물량의 10%에 불과한 하루 7만4000t의 제품만을 출하하고 있는데, 이번 주 중반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NCC’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NCC는 가동을 정지하고 재가동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업계에 큰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폭발 등 위험이 크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공장의 불이 꺼지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며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재가동하는 시간과 위험성 등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파업 시작부터 타격을 입은 시멘트 업계는 이미 45기의 킬른 중 2기를 중단했고, 이번주 연쇄적인 중단이 이어져 주말이면 절반에 이르는 킬른의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부품업계가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차질이 확대하며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3일 기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57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이번주 중반부터 생산차질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생산차질이 확대하면 이미 한계에 이른 부품업계가 줄도산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윤경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현재 일부 업체에 한해 발생하고 있는 생산 차질 문제가 확산하면 부품 업계 줄도산도 불가피하다”며 “하루빨리 상태가 해소돼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국시멘트협회 김영민 이사, 한국무역협회 이관섭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장정우 본부장(사진=한국무역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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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 산업계 손실, 하루 지날수록 ‘눈덩이’
특히 이들 화주업계는 파업이 하루 하루 더해질수록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까지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 손실이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손실액이 더 클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5개 주요 철강사가 13일까지 출하하지 못한 누적 물량은 총 70만1000t에 이른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철강 업계에서만 1조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협회는 이 같은 금액이 5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금액으로, 중견·중소 철강사의 피해까지 더하면 그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철강업계에서는 1위인 포스코마저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며 하루 3만5000여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13일까지 6000억원에 이르는 석유화학업계의 손실액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손실액도 8개사의 손실액만 더한 것인데다 이번 주 NCC 가동까지 멈출 경우 예상하지 못할 만큼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의 손실 규모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13일까지 912억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액이 14일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화주 업계는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중소 수출기업들의 상황 역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1~2건의 선적만 취소되더라도 고객을 잃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이로 인해 기업의 존폐가 결정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국내 농가가 생산해 수출하기로 한 양파, 양상추와 청과류가 예정된 선박에 실리지 못해 폐기되거나 수출하기로 한 오리털이 출고작업을 하지 못하여 보관문제로 폐기되는 상황이 접수되기도 하는 등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상승, 물류비 증가의 삼중고와 싸우며 해온 수출 기업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화물연대는 우선 현업에 복귀하고, 대화를 통해 안전운임제에 대한 상생 해법을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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