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WHO 대변인은 바이러스 전문가들과 원숭이두창을 지칭하는 보다 적절한 이름을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원숭이두창이란 현재의 이름은 질병명에 동물 이름 등을 피하도록 권장하는 WHO의 지침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의 이름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어떤 문화·사회·국가·지역·전문적 집단 등에 불쾌감을 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원숭이두창 관련 백신을 작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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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제 과학자 30여 명은 공동 서한을 통해 "'원숭이'란 꼬리표는 차별적이고, 낙인을 찍는 것"이라며 "이름을 긴급하게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현재 전 세계적인 유행의 맥락에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언급과 명명법은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오명을 씌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숭이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 정확한 동물 감염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진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된다. 그런데 병명 탓에 원숭이가 감염원으로 오해받는 측면이 있었다.
이같은 이름 논쟁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도 있었다. WHO는 '우한 바이러스'란 이름이 특정 국가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서둘러 정식 이름을 부여했다. 비슷한 이유로 돼지독감도 신종 인플루엔자로 개명됐다.
일각에선 원숭이두창 관련한 흑인 사진 사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아프리카외신협회는 미국·영국 등 서방 언론에 원숭이두창 증상을 보여주기 위해 흑인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 협회는 "원숭이두창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인종이나 민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피해를 주기 때문에 어떤 인종도 이 질병의 얼굴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원숭이두창 세계(비아프리카 지역) 누적 확진자는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2일 집계 기준 1587명(33개국)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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