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 빼고 다 올랐다는 고물가시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뭄까지 겹치면서 밭작물 값이 들썩이며 채솟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공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려 자칫 공장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제 관련 장관들은 요즘 툭하면 마트 등으로 달려가 카메라 앞에 섭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5일) : 요새 수박 비싸 가지고, (수박) 이거 제가 사고 싶어도 가격 올릴까 봐 못 사겠네, 오늘 싼 것 사야겠네.]
수박은 도매가 기준 1년 전 비해 6천 원쯤 올랐습니다.
다른 장바구니 물가는 어떨까?
최근 전국에 비가 내렸지만, 충청도를 비롯해 일부 지역에선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지 않은 상황.
이로 인해 밭작물 등 채솟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1년 전 값에 비해 무는 56%, 풋고추는 36%, 마늘은 63% 올랐고, 쪽파 86%, 깻잎 28%, 감자 55% 등 대부분 급등했습니다.
최근 한 달간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 6%쯤.
밭작물 가격을 들썩이게 하는 가뭄이 어느 정도 심각한 지 몇몇 지역을 살펴봤습니다.
충북 증평의 한 저수지는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쭉쭉 갈라진 강바닥 안을 들춰봐도 바짝 말랐습니다.
가뭄이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사정도 거의 비슷합니다.
인제와 춘천을 흐르는 소양강 상류는 실개천으로 변했습니다.
비닐하우스에 댈 물이 부족해 채소가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박양선 / 강원도 인제군 남면 : 처음이야 내가 이 나이, 내가 지금 팔십 다섯인데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가무는 건 처음이고 하여간 강수량도 이거 지금 겨울서부터 눈에서부터 안 오는 거야.]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 장기화는 공장 가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의 한 곳인 충남 대산공단은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용수를 공급하는 인근 대호호 저수율이 30%선까지 떨어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LG화학 공장 등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입니다.
[대산공단 입주 업체 관계자 :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저수율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고요, 해결을 위해서 다른 호수 등에서 (물을) 끌어올 수 있는지 여러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보통 저수율이 20%선으로 급감하면 농업용수 공급을 우선으로 하게 돼 있어 공업용수 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장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됩니다.
YTN 김상우입니다.
YTN 김상우 (kims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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