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ICD 정문, 운행 트럭 진입하자 차량 세우고 "파업 동참하라"
"현재 상황서 발 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투쟁수위 높일 것"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 째인 13일 경기 의왕 ICD에서 조합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배수아 기자./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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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 째.
수도권 컨데이너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시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는 여전히 3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농성 중이다.
13일 오후 1시쯤, 점심을 먹은 조합원들은 의왕ICD 1터미널과 2터미널로 다시 모여들었다.
이들은 '안전운임 일몰되면 화물운전자 다 망한다', '6개월 시한부인가 평생 행복인가' 등의 피켓을 들고 터미널 정문 앞 길가에 일렬로 섰다. 중간중간 안전운임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 째인 13일 경기 의왕 ICD에서 조합원들이 정상 운영하는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배수아 기자./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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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상 운영하는 화물 차량이 터미널로 들어오자 이들은 차량 번호판을 외치며 확성기로 "같은 동료 얼굴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소리쳤다.
피켓을 들고 길가에 서있는 조합원들은 일제히 차량을 향해 야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합원 중 한 명은 "더 안전하게 일하자는데 왜 동참하지 않느냐"며 운전자를 향해 격하게 소리치기도 했다.
앞서 확성기를 잡은 조합원은 운전자를 바라보며 "지금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일을 하냐. 우리가 고생해서 만든 휴게소 등 혜택은 혜택대로 다 받고 있지 않냐. 땡볕에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생각 좀 하라"고 외쳤다.
차량이 정문으로 진입하자 정문 앞에서도 조합원 한 명이 차량을 멈춰 세웠다. 이어 운전자에게 창문을 내릴 것을 요구한 뒤 파업에 동참하라고 외치며 화물연대에서 만든 전단지 등을 나눠줬다.
이들은 대치 중인 경찰에게 "우리가 차를 못 들어가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욕은 해야 될 거 아니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의왕ICD는 이날 오후 대체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투쟁을 이어가려는 모습이었다. 이날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합원 A씨는 "우리도 평화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사람이라는 게 좋게 얘기를 했는데 상대방이 좋게 대응을 안 하면 우리도 날 더운데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거 아니냐. 우리 동료가 싸우고 있으면 옆에 있는 동료가 같이 나가주는 거고 그러다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것"이라고 했다.
B 조합원은 출정식 전날인 6일부터 의왕ICD에 와서 8일째 집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천막 안에서 잠을 자며 버티고 있다. 우리는 정말 맨 몸 하 나로 버티는 중"이라며 "다른 노동 단체에서 보내주는 투쟁 자금으로 조금씩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날도 더워지고 일주일 째 이어지는 파업이 지지치 않냐는 물음에 C 조합원은 "칼을 뽑았는데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전날 국토부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앞으로 투쟁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영조 서울·경기본부 사무국장은 "현재 상황에서 발을 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 수위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조합원들의 경찰 연행이 더 늘어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멈출 수가 없다. 투쟁을 멈출 것 같았으면 애초부터 총파업 깃발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싸움에서는 더 이상 물러설 시간적 여유도 없다는 점을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 지역에선 평택항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노조원 1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20분쯤 평택항 동부두 4정문 등지에서 항으로 진입하는 화물차를 가로막는 등 비노조원의 운행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채증 자료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평택항과 의왕 ICD에는 각각 노조원 300여 명이 경찰과 대치하며 집회 중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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