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내 적재 공간 없어도 '셧다운'…수백여대 임시주차
현대차 울산공장, 가다서다 반복…재고 마르는 타이어업계
1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임시 주차돼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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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이장호 기자,이형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현대차와 기아 공장을 타깃으로 삼은 지 엿새째를 맞은 13일 현대차 등은 공장 셧다운 위기를 막기 위해 '완성차 옮기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생산라인 중단과 별개로 조립이 끝난 신차를 공장 내 더 이상 쌓아둘 공간이 없어도 공장 전체가 셧다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오전 수출·내수용 신차 수백여대를 오토랜드 광명 인근에 위치한 스피돔 주차장에 임시 주차했다. 기아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오토랜드 공장 인근에 위치한 공용 주차장 등 수곳에 수출용·내수용 신차 수백여대를 임시로 주차하고 있다.
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완성된 신차를 실어 나르는 탁송차들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화성 공장과 계약한 카 캐리어 200대 중 90% 이상이 화물연대 소속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운행을 중단함에 따라 수출은 물론 내수용 완성차 수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말부터 현대글로비스가 계약한 대체 인력과 사무직 직원 등을 계속해서 투입하며 '로드 탁송'에 나서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은 지난주 번호판도 발급 받지 못한 신차를 인근 적치장으로 직접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내 신차가 쌓여 더 이상 적재 공간이 없을 경우에도 공장이 멈춰설 수 있기 때문에 현대글로비스가 계약한 대체 인력과 사무직 직원들을 투입해 로드 탁송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화물연대의 화력이 집중되는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은 이날로 5일째(영업일 기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주와 비교해 비조합원의 납품 차량 진입 횟수가 소폭 늘며 울산공장의 가동률이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이 역시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일 평균 5000~6000대의 생산하는데, 화물연대가 완성차 업체를 타깃으로 잡은 지난 8일 하루에만 2000여대가량의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생산손실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8일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생산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조립이 끝난 완성차의 적체로 인해 공장 전체가 멈춰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미 조립이 완료된 완성차가 공장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어 더 이상 재고를 쌓아둘 곳이 없어도 공장이 셧다운 될 수 있다"며 "완성차를 공장 밖으로 빼내지 못하면 공장이 중지되고 공장이 멈춰서면 2, 3차 부품사는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생산라인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생산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주일이 넘어가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인바운드, 아웃바운드가 모두 마비된 상황으로 적재량을 넘어서면 공장이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 앞에서 화물연대 울산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2.6.8/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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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업계에서는 재고가 점차 바닥을 보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대전공장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출고를 저지하면서 평상시 출하 물량 대비 30~40%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조합원 방해가 없는 금산공장의 경우에는 생산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출 물량 컨테이너를 실어야 할 부산신항이 파업의 영향을 받고 있어 평소 출하 물량 대비 50% 수준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주 50%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는 한국타이어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삼성전자 사업장, 기아 공장, 위니아 공장 등이 밀집해 있는 광주에 공장이 있어 화물연대의 파업이 집중돼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파업에 대비해 물류센터 등에 미리 쟁여놓은 물량은 점점 마르고 있다. 긴급한 수출 물량의 경우는 해외 공장들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나머지 해외 주문 물량들에 대해선 주문을 잠시 잡아두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주문을 잠시 잡아둘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다"며 "정부와 화물연대가 극적 타협이 나오지 않은 이상 사측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협상의 여지가 없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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