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수억 위약금에 재고까지"…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수출기업 '발동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물연대 파업 일주일째 접어들며 중소기업 피해 커져

원료 조달 차질로 생산 중단에 수출 일정도 못 지켜

위약금 물어줄 상황에 재고 감당까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 베트남 투자법인에 운송해 제품을 생산한 후 미국 등에 수출하는 A사는 당장 50억 달러(6억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지불할 위기에 놓였다.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서 원료 출고는 물론, 생산한 원료를 운송해 베트남 투자법인에 보내는 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공산품 수출업체인 B사 역시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2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안 그래도 미국 등에 물건을 보낼 때 선복(선박 적재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겨우 선복을 확보하긴 했으나 파업 때문에 제때 물건을 싣지 못하면서 기존 확보한 선복을 놓치고 다시 선복을 재확보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보내지 못한 물건을 재고로 쌓아두는 일조차 모두 비용으로 집계되니 B사는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만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째 접어들며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 수출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운송 방법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재고를 쌓아둘 곳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파업이 장기화하면 할수록 손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데일리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 입구에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화물트럭으로 물류 이송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부터 이날까지 협회가 화물연대 파업 등과 관련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접수한 결과 총 160건이 집계됐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후 수출하는 기업이 다수를 이루는 만큼 원자재 조달 차질, 생산 중단, 납품 지연과 위약금 발생 등 다양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출 기업 중 25.0%가 납품을 제때 하지 못해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21.9%는 이로 인해 위약금이 발생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운송 수단을 구하지 못해 선박에 물건을 싣지 못하는 차질이 생긴 기업도 18.8%에 이른다.

또한 원자재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도 15.6%에 이르며 생산을 중단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물류비 증가로 손해를 입은 기업도 각각 9.4%로 조사됐다.

협회는 현재 이 같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해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공동성명 등을 통해 화물연대에 파업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위탁 화물차량에 대한 수요를 조사해 비상수송위원회에도 전달하는 중이다.

그러나 12일 진행된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4차 교섭도 결렬된 것으로 알려지며 중소 기업의 피해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와 화물연대가 되도록 빨리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 이외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군위탁 화물차량 지원을 늘리는 한편, 운송하지 못한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컨테이너 등 공간 제공과 선적 지원, 노조가 아닌 화물차에 대한 경찰 에스코트 등의 지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무역협회를 비롯한 경제계는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가 상황에 따라 화물연대에 업무개시명령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화물연대의 운송방해와 폭력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