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과 10일 두 차례 면담…합의점 못찾아
완성차·시멘트 등 주요 산업에서 파열음 감지
"파업 장기화 시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볼 것"
"상황 잘 알아…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결"
"해결 키 정부에 있어…같은말 되풀이 말아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2.06.09. yulnet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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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후 첫 주말을 맞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류운송에 대한 피해가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화물연대의 이번 파업으로 물류운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내주 이상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물류동맥에 미칠 파급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11일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화물차 안전운임 확대 및 일몰제 폐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닷새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 실무단은 지난 2일과 10일 두 차례 면담 가졌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이 장기화 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양측은 이날(11일) 오전 실무자 면담을 한 차례 더 갖기로 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안전운임 일몰제폐지와 전차종·전품목 확대, 유가대책 등 2차 교섭을 위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2.06.10. ppkj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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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요구하는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잦은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화물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차주 및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를 말한다. 화물운송종사자에게는 최저 임금이나 다름없지만, 화주 등의 사업자에게는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도입 당시 시장 혼란의 우려가 제기돼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2020~2022년)를 시행하도록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됐고,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올 12월로 종료된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화물연대와 물밑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화물연대가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단독교섭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 운송에 비상이 걸렸다. 완성차와 타이어, 시멘트 등 주요 산업 곳곳에서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0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제1공장 남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본부 소속 화물운수 노동자들이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06.10.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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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차량이 운송을 전면 거부하면서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이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총 17개 차종 일평균 6000대를 생산하고 있지만,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이 중 1000대의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기아 광주·광명공장에서도 완성차를 운반하는 카 캐리어의 운행이 중단되면서 신차를 고객에게 운반되지 못하는 상황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타이어 업계도 피해가 적지 않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파업기간 총 생산 48개(9일 기준) 중 24만개 이상이 부산항으로 출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시멘트의 경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레미콘 업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 대비 5∼10% 미만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대형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2022.06.10. yulnet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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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t당 7만원대에서 올해 초 9만2000원대로 최대 17%까지 급등했고, 레미콘 가격도 13% 올랐다. 또 지난해 초까지 t당 71만5000원이던 철근 가격은 현재 117만7000원(6월 유통사 공급가 기준)으로 65% 급등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의 목적은 과속, 과적, 과로 등을 방지해서 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지난 3년간 시행으로 볼 때 안전확보에 대한 자료는 코로나19 등 과학적으로 교통사고의 원인을 안전운임제로만 국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파업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국회가 나서야 하지만, 국회는 원 구성 협상도 제때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진홍 국토부 물류산업과장은 "(화물연대의 파업 중단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정부에 얘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물류 운송 차질에 대한) 현재 상황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들의 요구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귀란 화물연대 조직국장은 "사태 해결의 키는 정부가 쥐고 있지만, 두 번의 교섭에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며 "여당과의 교섭과 당정 합의를 국토부가 중재하라는 저희쪽에서 요구에 국토부는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다시 한번 교섭을 진행하겠지만, 정부가 대화의 의지가 없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면 더 이상의 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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