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의 모습./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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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운반차질로 전국 레미콘 공장 가동 '셧다운(일시적 운영 중단)' 사태가 우려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파업으로 레미콘 핵심 원재료인 시멘트 운반이 묶이면서 벌어진 연쇄작용이다. 주요 레미콘 업체들이 운영 중단에 돌입했다. 시멘트 재고를 확보한 일부 공장도 다음주가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10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레미콘 제조공장 대다수가 생산을 중단했다. 시멘트는 레미콘 주요 원자재로 전체 비용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수도권 145개 레미콘 제조 공장으로 구성된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사 95%는 지난 9일 운영을 멈췄다. 수도권의 최대 레미콘 유통 업체인 삼표산업은 서울 풍납동 등 수도권 공장 15곳을 비롯해 전국 17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대형 레미콘 업체인 유진기업도 전국 24개 공장 중 16곳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멘트 재고가 있는 곳들만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에 레미콘 공장 7곳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산업도 같은 이유로 셧다운에 돌입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공장을 돌리고 싶어도 시멘트가 없어서 만들 수가 없다"며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셧다운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미콘 공급중단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건설현장도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 업계에 따르면 공사현장에선 레미콘 타설을 제외한 공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공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아파트 현장이 거의 멈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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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공장의 시멘트 재고량은 시설에 따라 평균 2~3일 분량으로 빠듯하게 관리된다. 반제품인 레미콘은 물질 특성상 90분 이내 타설까지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멘트 보관창고를 늘릴 수도 있지만 시간과 추가 비용을 부담압박으로 당장 수급 불균형 해결에는 소용이 없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당장은 방법이 없어서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 레미콘 공장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전국 1030개 규모 레미콘 제조사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레미콘 연합회)에 따르면 80~90%가량이 공장을 놀리고 있다. 배조웅 레미콘 연합회장은 "대부분 공장이 멈췄다고 보면 되고, 남아있는 곳들도 다음주면 운영이 어려운 상태"이라며 "수요가 적은 지방도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시멘트 운반중단으로 연쇄타격을 입은 레미콘 업체들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시멘트 공장 진·출입구를 물리적으로 막아서고, 비조합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 해코지를 하며 운반을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레미콘 제조기업들은 화물연대 비가입조합원에게 시멘트 공급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수급 문제를 해결하긴 역부족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제조사는 하루 150억원 가량의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3일차인 지난 9일까지 전국 일평균 출하량(18만톤)의 10%가량만 공급되고 있고 누적 피해금액은 458억원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는 시멘트가 부족해 난리인데 정작 공장에서는 시멘트가 넘쳐나 생산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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