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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 상승에 임차료도 오를 조짐…상가보다 오피스가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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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작년 8월부터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수익형 부동산 매매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의 일반건물 거래금액은 6조9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은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 양대 책무이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은 완전고용을 의미하는 3%대 실업률을 달성한 반면, 3월과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8.5%, 8.3% 올랐다. 이는 1982년 1월 이후 기록한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률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 번의 빅샷(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이상 인상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이유다.

한국 역시 물가 상승이 가파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는데, 이는 10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면서 투자자의 시장 대응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신규 투자자의 경우 부동산 매매가격과 달리 임차료가 최근 약보합에 머물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임차시장이 경직된 결과다. 외국인 소비에 의존했던 대형 상권과 집객시설이 주를 이루는 식음 상권은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임대인이 임차료를 올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초창기였던 2020년 1분기와 비교해보면 2021년 4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임차료는 평당 18만3000원에서 17만1000원으로 하락했고, 오피스는 2년 내내 평당 7만4000원 수준을 유지했다. 갈수록 높아질 대출금리와 정체된 임차료 수준은 신규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할 것이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함께 상가와 오피스 임차료가 개선될 여지도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임차료 개선은 다음 2가지 흐름이 전망된다. 첫째, 오피스가 상가보다 임차료 상승이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상가 공실률은 2020년 1분기 7.9% 대비 2021년 4분기 10%로 증가하면서 폐업이 늘어난 반면, 오피스 공실률은 2020년 1분기 8.6% 대비 7.8%로 하락했고 코로나19와 무관하게 개선됐다. 이런 이유로 올해는 임차 수요가 꾸준하고 경기에 덜 민감한 오피스의 임차료가 상가보다 인상될 확률이 높다.

둘째, 임차인의 매출액이 높은 지역일수록 임차료 인상이 용이하다. SK텔레콤 지오비전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의 월 매출액 상승률이 높은 지역 1, 2위는 서울 압구정역과 청담역이다. 소비 수준과 유동인구당 지출금액이 큰 지역일수록 매출액이 높아 임차료 인상에 유리한 것이다. 2021년 4분기 상가 공실률을 보면 압구정, 청담, 도산대로, 테헤란로가 서울 타 지역 대비 개업이 많았다. 또 신분당선 연장의 교통 호재가 있는 논현1동, 신사동, 잠원동, 반포1동은 2021년 매출액 증감률이 서초동, 양재동보다 높았다.

정리해보면 코로나19 전후로 수익형 부동산은 매매가격이 오른 반면 임차료 수준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축 원자재 가격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은 임차료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오피스시장의 임차료가 우선 인상되고, 경기에 민감한 상가시장은 물건에 따라 임차료 개선 여부가 달라진다. 주로 인당 매출액이 높은 지역, 코로나19 전후로 공실률이 양호한 지역, 교통 호재가 있거나 입지가 양호한 투자 물건이 임차료 상승에 유리하다.

올해 수익형 부동산은 대출 비용 증가로 인해 투자자의 매수가 쉽지 않다. 결국 수익형 부동산 매매시장은 임차료 개선 여부가 우량 물건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면서 투자 물건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연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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