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안전운임제 올해말 종료 놓고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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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었지만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화물차 운전자(차주)와 화주·운송사업자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전자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최저임금제로 교통안전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인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3년 일몰제(2020∼2022년)로 도입돼 올해 12월 말 종료된다.
9일 화주협의회에 따르면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품목별로 운임이 30∼40% 올랐고 품목이나 업종에 따라 중복할증이 붙는 경우 70% 이상 물류비가 급등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주와 운송사업자 측은 안전운임 산정 때 차주 입장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화물차 운전자는 개인사업자인데도 개인 통신비, 번호판 이용료, 세차비, 협회 비용까지 운임에 포함해 지급한다”며 “제도를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송업계 관계자도 “안전운임제 시행 후 폐업이 잇따른다”고 했다.
반면 차주들은 안전운임제를 유지·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컨테이너 품목의 3단계 이하 운송거래 단계 비율은 2019년 94%에서 2021년 98.8%로 늘었다. 그만큼 ‘다단계 운송 계약’이 줄었다. 월평균 업무시간은 컨테이너 화물차주의 경우 5.3%, 시멘트 화물차주는 11.3% 줄었다.
차주 측은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유류비 수백만 원을 떠안고 있다”며 “안전운임제 유지로 유류비 부담을 일부라도 상쇄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안전운임제는 3개월마다 유가 변동을 운임에 반영한다. 안전운임제가 폐지되면 유류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운임제가 안전을 개선했는지 여부도 엇갈린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사업용 특수 견인차(트랙터) 교통사고는 안전운임제 시행 전인 2019년 690건에서 2020년 674건으로 2.3% 감소했다. 과적 단속 적발 건수도 1.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는 21명에서 25명으로 19.0% 늘었고, 과속 적발 건수는 1.8% 증가했다.
이준봉 화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화주 76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5%가 안전운임제 이후 사고 빈도나 물류 서비스 질이 그전과 비슷하거나 악화됐다고 답했다”고 했다. 반면 차주 측은 “안전은 단기간 개선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유류비 급등 등으로 차주와 화주·운송사업자 모두 수익에 극도로 민감해하고 있다”며 “국회가 총대를 메지 않는 한 쉽게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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