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정문 앞을 빠져나오는 비조합 화물차주들을 향해 ‘부끄럽지 않느냐’며 꾸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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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화물차 노동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 너희는 의리도 없냐.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봐라.”
9일 오후 1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정문 앞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노동자들의 분노로 가득했다.
짙은 파란 모자에 ‘단결 투쟁’ 이라고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두른 노동자 100여명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천공장을 빠져나오는 화물차주들을 일제히 쏘아붙였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화물차주들은 검은 선글라스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들 화물차주들은 기존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하이트진로 측이 추가로 계약한 운송사측 소속이다.
파업노동자들은 한 손에 캠코더를 들고 차량에 실린 화물을 일일히 확인하는가 하면 경찰에게 과적 등 위반 사항을 알리는 모습도 보였다. 차량 한대가 정문을 빠져나오기까지 최소 10분가량이 소요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이트진로는 파업으로 인해 평소의 40% 정도만 출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 측은 전날 과적차량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며 차량을 가로막았다가 경찰에 조합원 15명이 체포된 상황을 우려해서인지 이날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노동자들이 협상을 요구하며 줄지어 주차해놓은 수십대의 차량들로 정문 앞 왕복 2차선 도로가 1개 차선으로 줄어들면서 일대 차량 통행에는 큰 불편이 빚어졌다.
파업노동자 130명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와 계약한 명미인터내셔널 등에 소속돼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은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과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의 70%를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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