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르포]“텅 비어버린 물류센터 창고”…화물연대 파업에 ‘소주대란’ 현실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물연대 무기한 파업 사흘째…주류업계 종사자 근심 깊어져

중소 도매 주류업체 안간힘 쓰지만 물량 채우기엔 역부족

뉴스1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인 9일 오전 10시께 찾은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화이트진로 물류센터. 평소라면 소주박스로 가득해야 할 공간이 텅 비어있다.© 뉴스1 양희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창고가 텅 비었습니다. 소주가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이 큽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무기한 파업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주류업계 종사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오전 10시께 찾은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물류센터.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시끌벅적한 트럭 소리로 가득한 현장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주류를 나르던 배송트럭은 자취를 감췄고, 일하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평소라면 소주 박스로 가득했던 한 창고는 겨우 8파레트(288박스)만 남긴 채 텅 비어있었다. 다른 창고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맥주 박스만 듬성듬성 보일뿐 소주 박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센터에는 창고 8개 동이 있지만 현재 대부분이 빈 공간인 상태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사흘째 공장에서 센터로 오는 주류 배송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하루 20~30번 들락날락 하던 18t 이상 대형트럭들이 운행을 멈추면서 사실상 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이 탓에 소주 재고는 적정 재고량의 10% 수준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재고가 없으니 중소 도매 주류업체에도 납품을 할 수 없는 처지다. 도매 주류업체에 술을 배달하는 센터 트럭은 하루 50회 운행에서 20회까지 줄었다.

물류센터 현장 소장은 “평소에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트럭들이 계속 들락날락 거리면서 술을 채워줬는데 파업 이후 공급이 중단됐다”며 “창고가 이렇게 텅 빈 적은 처음이다. 보면 알겠지만 수거해 가지 못한 공병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뉴스1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인 9일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물류센터. 트럭 운행이 멈추면서 수거되지 못한 공병 박스가 가득 쌓여있다.© 뉴스1 양희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로부터 술을 공급받는 중소 도매 업체들의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는 납품에 차질을 빚지 않게 아침 일찍 공장에 가 물건을 받아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역에 소규모로 배송하는 탓에 트럭이 작아 공장에 가도 가져올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다. 인력도 부족해 매번 공장을 왔다 갔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류도 들어오지 않는 마당에 인건비, 운송비 등을 생각하면 차라리 당분간 휴업을 하는 게 낫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업주도 있다. 구리시에서 주류 도매업을 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주류시장이 불황이었는데 이제 좀 괜찮아지려니까 소주 대란이 터졌다”며 “어떻게든 술을 받아오려고 공장에 직접 가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도 부족하다. 식당에 납품할 소주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지난 7일 0시부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이유로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경기도에서는 수도권 물류거점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조합원 8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yhm95@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