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생산 멈춰…준공일자 못 맞출 판
다음주부터 골조 공사 중단 현장 늘어날 듯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 여파로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제주도 내 건설업계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전 공사를 멈춘 제주시 동복리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공사 현장. 2022.6.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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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지난 7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으로 인한 건설업계 피해가 제주에서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 여파가 남은 상황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레미콘 원재료인 시멘트 수급마저 끊기며 도내 건설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엎친 데 덮쳤다…준공일자 못 맞출 판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 여파로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제주도 내 건설업계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오전 공사를 멈춘 제주시 동복리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공사 현장. 2022.6.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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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제주시 동복리 일대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공사 현장은 공사차량은 물론 인부조차 찾을 수 없어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지상 2층 건물이 들어설 곳이지만 이렇다 할 뼈대도 들어서지 못한 상태였다.
이 공사 현장은 지난 4월13일, 제주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이 시작된 날부터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핵심 공정인 골조 공사가 멈춰선 곳이다. 공사 주요 자재인 레미콘 수급이 끊겨서다.
지난달 24일, 42일 만에 레미콘 노조 파업이 끝나며 숨통이 트이나 했지만 필요한 레미콘 물량을 받기도 전에 화물연대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공사 재개도 물 건너갔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레미콘 노조 파업이 끝나고 6월 8일, 11일 이틀간 레미콘 타설을 하기로 했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이 끊기면서 또 무기한 중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끝날 때까지 공사 중지 쪽으로 가야할지 이번주 중에는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레미콘 타설이 안 되면 어차피 작업을 못하는데 내년 3월 준공 일자를 맞출 수가 없다. 더 이상 해봐야 관리비용만 나간다”고 우려했다.
◇ 시멘트 재고 이미 바닥…다음주부터 중단 현장 늘 듯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제주지부 운송노동자들이 7일 오후 제주항 5부두 앞에서 안전운임제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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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레미콘 업계 역시 대책이 없긴 마찬가지다. 제주의 경우 도내에 시멘트 공장이 없어 대부분의 물량을 강원도에서 배편으로 들여온다.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조합 소속 도내 23개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며 9~10일 중 레미콘 생산을 중단할 전망이다.
현재 화물연대가 내륙지역 주요 시멘트 공장을 점거하며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 시멘트 가루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절반이 파업에 참여하며 전국적으로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내 레미콘 업계는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 전부터 시멘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 두 번의 파업이 겹치며 상황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강명훈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무는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 전부터 시멘트 제조에 사용되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국적으로 시멘트 수급량이 줄었고, 제주도에는 70% 정도만 들어오고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운송노조 파업이 시작되면서 파업기간 동안 아예 시멘트를 육지부에서 들여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전무는 "파업이 끝난 후 도내 모든 현장에서 레미콘 주문이 빗발치면서 시멘트 재고가 20~30%에 그치는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이 터진 것"이라며 "벌크 시멘트가 들어오질 않으니 아마 오늘, 내일 중 시멘트 재고가 전부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말이 지나 다음주 초면 골조 공사 중 레미콘 수급을 받지 못한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피해 상황이 집계될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제주도회는 이날 각 공사 현장에 공문을 보내 피해 현황 조사에 나섰다.
대한건설협회제주도회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기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에 레미콘 공급 순위가 뒤로 밀린 현장들도 있다”며 “골조 공사 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간 현장들은 그대로 진행되겠지만, 타설이 필요하거나 준비하는 과정에 있던 현장은 공사가 멈출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파업이 계속되면 다음 주부터는 중단 현장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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