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거리 나온 노조원 "국회에 책임 넘기는 정부 엄정대응 말뿐"
터미널 출입하는 트럭에 종이 투척도…부산항 장치율 어제보다 1.8%p↑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근에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22.6.9/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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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힘들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정말 죽을 각오로 투쟁에 나섰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전국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째를 맞은 9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일대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300여명이 사흘째 경찰과 대치한 채 무기한 파업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수백대의 화물차량은 신항 삼거리 양쪽에서 멈춘 채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파업 현장에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선 노동자들과 경찰만 있었을뿐 컨테이너 반출입 차량의 운행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어제도 평소보다 차량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지부에 소속된 120여명의 노동자들은 신항에서 현대부산신항만으로 가두행진을 벌였다.
앞서 전날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조합원 2명이 트레일러에 물병과 계란을 던져 현행범으로 붙잡혔으나, 이날에는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농성장에 있던 한 조합원이 터미널 출입문을 통과하려던 비상수송차량으로 추정되는 트럭에 종이뭉치를 투척하기도 했다. 이를 본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근에서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조합원이 화물차량을 향해 종이뭉치를 던지고 있다. 2022.6.9/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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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노동자들은 이날도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파업은 안전운임제를 지킬지 기로에 선 투쟁이라고 연신 소리를 외쳤다.
화물차를 45년째 운행해 온 송모씨(65)는 "10년 전과 비교해 운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유류비 증가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며 "보통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송하면 평균 45만원이던 기름값이 최근 60만원 이상으로 훌쩍 올랐다. 정부는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고 있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고 토로했다.
특히 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할당량 이상의 물량을 싣고 운행하는 화물차가 많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이같은 문제가 크게 개선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안전운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노동자들에 안전운임제를 확대해야할 상황에 오히려 정부가 법안 폐지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컨테이너 차량 운전자인 이모씨(49)는 "명확한 해결책을 내야 할 정부가 '엄정 대응' 이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비조합원들은 파업 현장에 나오지 못하지만, 운행을 멈추는 등 파업에 지지 성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부산항 부두 컨테이너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 비율)은 76.3%로, 전날보다 1.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평시 70% 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치이나 파업이 지속될 시 물량 운송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크다.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근에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022.6.9/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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