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일·한미일 양자회담 성사 주목…타지역 방문도 고려 중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으로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미국을 먼저 찾았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다자 정상외교'로 순방의 첫 발을 떼는 셈이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9∼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처음 초청했다.
미국·유럽 중심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에 초대장을 보낸 것과 관련,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위협대응 방안을 담은 새로운 '전략개념'이 채택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을 택한 것과는 구분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만인 2017년 6월 30일 미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만인 2013년 5월 7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54일 만인 2008년 4월 19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최우방국인 미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던 관례를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이미 개최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 계기에 한미·한일·한미일 정상회담 등 별도 정상외교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과는 불과 40여일 만에 재회하는 셈이 된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첫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협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북한 핵실험 징후가 점차 뚜렷해지는 상황을 평가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판결·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로 오랜 갈등을 빚어온 한일 정상이 마주 앉을 것인가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한 것이 마지막이다.
다자회의 계기 열리는 정상회담은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해 회담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한 측면이 있다.
이번 회의는 윤 대통령이 대면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다는 의미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제2차 글로벌 코로나19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해당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를 전후로 다른 지역을 들르는 일정도 대통령실 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회의 참석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 확정 발표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추가 일정 조율 문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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