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17개 공장 셧다운…유진·아주 등도 공장 절반 이상 멈춰
건설현장 레미콘 공급도 차질…"대체 공정으로 버티지만 장기화시 공사 중단"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이 9일로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시멘트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레미콘의 수급 중단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현장의 피해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의 17개 레미콘 공장이 이날 시멘트 수급 중단으로 가동을 멈췄다.
삼표산업의 레미콘 공장은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을 포함해 수도권에 15곳, 지방에 2곳이 있다.
삼표산업뿐만 아니라 유진기업, 아주산업 등 대표적인 레미콘 기업도 절반 이상의 공장에서 가동이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어제까지 보유하고 있던 시멘트 재고가 모두 바닥이 나면서 오늘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된 레미콘사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시멘트 공급이 안 돼 레미콘 출하까지 막히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색·의왕 등 수도권 유통기지와 전국의 시멘트 공장들도 출하 중단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 대비 5∼10%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파업 이틀간 출하량 감소에 따른 피해액만 300억원이 넘는다.
9일 오전 충북 단양의 한 공장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포장시멘트 출하 시도중인 트럭을 막아서 출하가 중단됐다. [한국시멘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충북 단양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일반 트럭을 통해 출하하려던 포장용 시멘트 물량까지 막아서 출하가 중단됐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파업 이후 일반 트럭을 통한 포장시멘트 출하만 가능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포장시멘트 출하마저 막혔다"며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는 시멘트 저장소(사일로·silo)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다음 주부터는 생산 중단 사태에 놓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 현장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인 일부 현장은 공사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을 타설해야 할 아파트 등 건축공사 현장에서는 공사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공정을 진행 중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철근은 파업에 대비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해 야적해놨지만 레미콘은 재고 확보가 불가능한 자재"라며 "대체 공정 등으로 며칠은 버티겠지만 다음 주부터는 공사가 중단되는 곳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뜩이나 고물가,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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