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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 우려 커지는데…전국 파업 현장 곳곳서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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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총파업 참여율 34% 분석…산업계 피해 이어져

이천·부산·광주·거제 등 전국 시위현장서 조합원 체포

노동·사회·종교단체, 지지 선언…다음달 파업 계획도

아시아투데이

8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미 강경 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고 화물 운송 차질로 산업계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화물연대 총파업 참여율은 34%다. 반면 화물연대는 2만5000명의 조합원 대다수가 운송을 멈춘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지난 7일 오후 기준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장치율(야적장에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 있는 비율)은 파업 전보다 4%포인트 가량 높은 73.7%를 기록했다. 또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9000여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반출입량인 2만5000여 TEU에 비해 많이 감소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업계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출하차량의 운송이 줄줄이 지연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생산 물량은 회사 전체 소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출하량이 1만5500톤으로 평소(일 18만t)의 10% 이하로 감소한 가운데, 시멘트 업계 하루 매출 손실액이 153억원(t당 9만3천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 납품 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 19곳에 소속된 화물 노동자 중 70% 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한 안전운임제 등에 대한 정부와 직접 대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가 논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뚜렷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파업 장기화도 점쳐진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이날 “안전운임 TF에서 논의를 충분히 한 뒤 이를 국회에 넘기면 국회에서 법률 개정에 참고할 것”이라며 “화주, 운송사, 정부가 있다고 보면 정부도 하나의 주체이지만 정부가 의견을 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곳곳 파업 현장에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비조합원의 차량 또는 용차(일당을 받아 운행하는 대체사업자) 운행을 막는 방식으로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경찰도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업무방해 혐의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A씨 등 1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진출입하는 차량 밑으로 들어가 운행을 멈추게 했고, 다른 조합원들은 구호를 외치는 등 업무방해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와 부산 등지에서도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노조원이 경찰에 연행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B씨를 업무방해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B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께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화물차고지 입구를 승합차로 막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비조합원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입·출차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 강서경찰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화물연대 노조원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37분 부산 강서구 신항 삼거리 선전전 현장을 지나던 트레일러 2대의 진행을 막고 물병과 계란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 후문에서도 이날 오전 3시 40분께 노조의 정차 요구를 따르지 않은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 전면 유리창을 각목으로 파손한 50대 노조원 C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공공운수 노조와 빈민해방실천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운동네트워크, 전국민중행동 등 노동·사회·종교단체 관계자들도 윤석열정부의 ‘친기업’ 노동관에 우려를 표하며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지지를 보냈다.

이에 금속노조는 오는 7월 조합원 20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민주노총도 내달 2일과 8월 15일에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벌인 후 10월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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