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화물연대 무기한 전면 총파업 돌입 2일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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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안전운임제 폐지 여부를 둘러싼 화물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화물노조는 화물차 노동자에게 최소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물류비 인상 등을 이유로 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지만 장기화될 시 물류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토부 "피해 크지 않아" vs. 화물연대 "화물차 안 다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 종료를 앞둔 안전운임제를 유지 및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인 7일 자정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 조합원 2만5000명과 비조합원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가 폭등에 대한 대안은 안전운임제밖에 없다"며 "정부는 자꾸 파업을 멈춰달라하고 보수 여당과 대통령도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일몰제가 폐지될 때까지 파업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현재까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전국의 12개 항만은 모두 출입구 봉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화주와 운송업체들이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2~3일치 물량을 사전에 운송 조치하면서 물류피해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경기 의왕 유통기지 등 일부 시멘트 공장에선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방해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는 등 운송이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측은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 비율을 언급하며 국토부가 피해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국토부가 피해가 없다는 건 여론 호도"라며 "철강·석유화학·컨테이너·시멘트 부문에서 상당수 조합원들이 지원하고 있고 실제로 지역에 가보면 화물차가 안 다닌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부산의 경우 화물차의 80%가 멈춰섰고, 의왕도 90%, 평택도 95%, 광양 100% 멈춰선 상황"이라며 "물동량을 빼놓은 것으로 버틸 수 있는 건 3일 정도. 내일만 되더라도 언론에서 피해가 더 크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료 앞둔 안전운임제, 뭐길래?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의 쟁점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존폐 여부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그보다 적은 돈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셈이다. 이 제도는 도입 당시 시장 혼란의 우려가 제기돼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를 시행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올해 12월로 종료될 예정이다.
기업들은 물류비 인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악화된 점을 들며 안전운임제가 예정대로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으로 인해 기업의 물류비가 증가하지 않으며, 안전운임 인상폭은 물가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화물노조는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인한 운임 상승은 기업의 물류비가 그만큼 증가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화물차를 이용하는 육상운송운임은 기업 물류의 일부로, 기업이 거두는 이익에 비해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화물노조에 따르면 안전운임은 제도 도입 이후인 2021년 1.93%, 2022년 1.57% 증가했다. 반면 물가인상률은 2021년 2.5%, 2022년 5.4%를 기록했다. 최저인금인상률도 각각 1.5%와 5.0%로, 안전운임 인상률보다 높다.
화물노조는 정부가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탄압 일변도로 나간다면 투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빠른 시일내에 화물차 생산라인을 멈출 계획을 갖고 있고, 그것으로도 안되면 유통물류까지 완벽하게 멈춰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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