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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메르켈 “러 침공 야만적···막기 위해 노력했다” 책임론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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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은퇴 후 첫 공식 대담 등장

’러시아 유화정책’ 비판 이어지자 입 열어

2008 나토 가입 반대·민스크 협정·러 교역 확대 해명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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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총리가 7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재임 시기 자신이 펼친 온건한 대러 정책이 ‘최선’이었다며 책임론을 일축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대담 행사에서 “러시아의 야만적 침공은 중대한 실수다.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재난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외교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니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시 자신이 펼쳤던 대러시아 ‘유화책’을 옹호했다.

과거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과 함께 2008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했으며 2015년에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내전 종식을 위한 민스크 협정에 참여했다. 이에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르켈 전 총리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두 나라의 ‘오산’이 부차 학살과 같은 참극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민스크 협정 또한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동안 표면적 합의를 밀어붙였다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 것이 후회되느냐는 질문에 “당시 우크라이나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와는 달랐다”며 내부 부패와 정치적 혼란으로 가입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반대 결정이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푸틴은 (나토가입 신청을) 선전포고로 인식하고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일을 했을 것이다. 그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전 총리는 민스크 협정 이후에도 무력충돌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2014년 러시아와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은 큰 슬픔"이라면서도 협정 덕분에 우크라이나가 지금처럼 발전하고 군사력을 강화할 때까지 7년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노드스트림 2’ 가스관 사업을 추진한 것이 실수였다는 비판에도 해명이 이어졌다. 그는 “무역으로 푸틴이 바뀔 거라고 믿지 않았다”며 교역 확대를 통해 러시아가 민주화될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다는 비난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협력이 불가능할 경우 최소한 러시아와 경제적 연대를 맺는 것이 현명하다고 믿었을 뿐”이라며 당시 결정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16년의 임기 동안 약 60차례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무엇인가를 놓친 건 아닌지, 이런 거대한 비극을 막기 위해 더 많이 할 게 있었는지, 막을 수 있었는지 당연히 자문했고, 계속 자문하고 있다"면서도 “스스로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자책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이 매우 유감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 전 총리는 오랫동안 독일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여겨져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면서 “그가 청중들 앞에서 인터뷰한 것은 비판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르켈은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비판에 반박하고 싶어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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