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 출하 중단…현대차, 납품차량 운송거부 예고에 '긴장'
국토부 "아직 피해 크지 않아"…주요 물류거점에 관용 컨테이너 투입
화물연대 총파업, 부산항 물류 비상 |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8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과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000080] 이천공장으로 드나드는 화물 차량을 막아서 15명이 경찰에 검거됐고, 부산에서는 트레일러 차량의 진행을 막아선 조합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아직 물류피해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비조합원 트럭에 파업 지지 요청하는 화물연대 |
◇ 이틀째 파업 계속…부산·광주·이천서 '운송방해'로 조합원 체포
국토부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전날 파업 출정식을 연 뒤 지역별로 흩어져 이날 새벽까지 대기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물류 거점인 부산항이 있는 부산에서는 전날 저녁 조합원 450여명이 야간문화제를 개최하며 파업 동력을 이어갔다.
현재 전국의 12개 항만은 모두 출입구 봉쇄없이 정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컨테이너 기지와 공장 등의 출입구가 봉쇄된 곳도 없는 것으로 국토부는 파악하고 있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69.0%로, 평시(65.8%)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멈춰선 주류 유통 트럭 |
국토부는 주요 화주와 운송업체들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비해 2∼3일치 물량을 사전에 운송 조치해 아직까지는 물류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을 오가는 화물 차량을 막아서 조합원 15명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천공장에서는 조합원 20여명이 전날부터 철야 집회를 이어갔으며, 밤사이 귀가했던 조합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합류하면서 공장 밖으로 나가는 출하 차량을 몸으로 막는 등 불법 집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8시 37분께에는 부산 강서구 신항 삼거리 집회 현장을 지나던 트레일러 2대의 진행을 막아서며 물병과 계란을 던진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 시멘트·건설업계 피해 가시화…현대차도 생산차질 우려에 '긴장'
산업 현장의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전날 시멘트 생산공장 정문과 후문을 사실상 봉쇄했던 단양, 제천, 영월, 옥계(강릉) 등 지역의 시멘트 공장은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레미콘사에 이어 건설현장으로도 피해가 확산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파업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 차량이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대차 납품 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는 19개 사인데, 이들 운송업체 소속 화물 노동자 중 70%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에 가로막힌 광양항 |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IT·Just In Time)이어서 부품 일부만 납품되지 않아도 전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파업 참여자들의 운송방해행위와 물리적 충돌 등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력 배치를 요청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정당한 집회 등은 보장하겠지만,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는 등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 물류거점에 군 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서 2020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안전운임제 폐지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일몰제'여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정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과 관련해서 화물연대와 소통 채널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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