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영국 고급 부동산 투자 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교황청이 자금 투자의 도덕·윤리적 측면을 점검하기 위한 독립위원회를 신설했다.
교황청은 7일(현지시간) 이러한 취지의 투자위원회를 설립하고 위원회를 이끌 4명의 외부 위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 5년의 이들 위원은 영국·독일·노르웨이·미국 등의 다국적 투자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교황청이 추진하는 투자 프로젝트의 리스크 수준 및 지속가능성, 수익성 등을 평가하고 투자의 도덕·윤리적 규범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장은 교황청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장관을 지낸 케빈 조셉 패럴(74·미국) 추기경이 맡는다.
투자위원회 설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발표한 교황청 조직 개편 관련 새 교황령(Praedicate Evangelium·복음을 선포하여라)에 따른 것이다.
'성령 강림 대축일'인 이달 5일 시행에 들어간 교황령에 따르면 기존의 9개 성(Congregazioni), 3개 부서(Dicasteri), 5개 평의회(Pontifici Consigli)로 구성된 교황청 조직이 16개 부서로 전면 개편된다.
대체로 업무가 중복되는 조직을 통·폐합해 인사 운용 및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이번 투자위원회가 윤리적 역할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은 영국 부동산 투자 비리 의혹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교황청은 2014∼2018년 사이 총 3억5천만 유로(약 4천698억원)를 투자해 런던 첼시 지역의 고급 부동산을 매입·관리해오다 2억 유로(약 2천685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은 채 최근 매각했다.
더군다나 신자들의 헌금을 밑천으로 한 이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관련자들이 횡령·사기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 작년 7월 재판에 넘겨지는 등 홍역을 치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의 방만하고 불투명한 재정 운영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이번 투자 건을 계기로 금융·재정 개혁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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