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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유통기지 막아선 화물연대, 철강·시멘트·소주 발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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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같은 날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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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2시10분쯤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단지 3문.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조원 200여 명이 화물차 앞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경찰을 밀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1명이 체포됐다. 30여 분 뒤에는 석유화학단지를 오가는 왕복 4차로를 가로막은 노조원 중 3명이 추가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200여 명과 대치하던 경찰관 4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

화물연대가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이날 0시부터 화물 운송을 거부하는 전국 총파업에 들어갔다. 사전에 집단운송거부가 예고돼 큰 혼란은 없었지만 철강과 시멘트, 주류 등 일부 업종에서는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국적으로 출정식을 갖고 집단운송거부에 들어간 화물연대 조합원은 모두 9000여 명(경찰 추정)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여 명의 4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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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는 일부 소주 제품의 발주를 점포당 1박스로 제한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주류가 쌓여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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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전국 12개 항만 모두 정상 운영 중으로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68.1%)은 평시(65.8%)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이다.

화물연대에서는 안전운임을 최저임금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규정하며 일몰제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영계에서는 안전운임으로 인해 물류비용 부담이 훨씬 커졌다며 안전운임이 예정대로 연말에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가 안전운임제 연장을 포함해 경유가 급등에 대한 해법 등을 제시할 때까지 파업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군·관용차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지만,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7일부터 하루 9000여t의 화물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 4만9000여t 중 2만여t의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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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부곡)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측이 진입로를 막아 수도권으로 보내려던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충북 단양의 한일시멘트 공장(하루 출하량 1만7000여t)과 성신양회 공장(2만2000여t) 측은 “파업이 길어지면 시멘트를 납품받아야 하는 공사장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등에서도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편의점업계가 참이슬 등 일부 제품 발주를 제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오후부터 청주공장의 제품 출고를 일시 중지시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에서 청주공장 정문을 막아 비노조원 운송 업무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경우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을 벌여왔다.

59만2000TEU의 화물처리 능력을 갖춘 부산항과 부산신항의 장치율은 이날 73.7%로 평상시(7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장치율 상승에 따른 물류 적체 심화와 야적장 포화로 항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각지에서 화물연대 측이 운송 저지에 나선 데다 노조원 2만2000명 가운데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김민주·안대훈 기자, 울산=백경서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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