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나 운송 사업자 우리 요구 외면
기사가 돈 내고 화물 운반해야 할 상황”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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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수입의 50~60% 정도 지출하던 기름값이 지금은 70%, 많으면 80%에 육박해요. 지금도 버는 돈이 거의 없는데 안전운임제까지 폐지되는 것을 지켜볼 순 없어요.”
7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아이시디(ICD) 제1·2터미널에서 만난 17년 차 화물기사 김아무개(57)씨는 치솟는 기름값에 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의왕을 비롯해 부산·인천·군산·광양 등 항만과 전국의 주요 화물물류 거점 14곳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와 대체수송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조항 폐지와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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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역본부 화물연대는 이날 의왕아이시디에 10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출정식이 열리고 오전 10시20분께 화물차들이 터미널 입구로 가는 창말로 왕복 2차로를 화물연대가 모두 점거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1개 차로는 통행을 위해 점거하면 안 된다. 중앙선 안쪽으로 들어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경찰에 반발하며 2개 차로에 자리를 잡았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는 출정식이 끝난 뒤 터미널의 모든 화물차 출입을 막을 계획이다.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장은 출정식에서 “안전운임제를 줬다가 뺏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한 번 했으면 공청회를 열고 끝까지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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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운임을 결정하고, 이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2022년 3년간 시행한 뒤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기름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안전운임제가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로 5년째 음료를 주로 운반하는 화물연대 조합원 최아무개(56)씨는 파업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최근에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운송회사 쪽에 기름값 조금만 부담해주면 안 되겠냐고 물었는데 오히려 ‘그만둬라’라는 소리만 들었다”며 “화주나 운송 사업자나 우리에게 힘을 보태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15년 차 화물연대 조합원 김아무개(39)씨는 “안전운임제 없으면 이제는 오히려 돈을 내고 화물을 운반해야 한다. 어느 누가 이 일을 하려고 하겠냐”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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